올 겨울 FA 시장은 벌써부터 관심이다. 최근 FA 시장에 소극적이었던 롯데와 두산이 이번에는 과감한 베팅에 나설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외부 FA 영입에서 물러나 있던 두 팀이 참전한다면, FA 시장가격이 과열될 수 있다.
두산은 전통적으로 외부 FA 영입 사례가 적다. 최근에는 내부 FA를 줄줄이 떠나 보내면서 전력이 약해졌다. 김현수(LG), 양의지(NC), 오재일(삼성), 최주환(SSG), 이용찬(NC), 박건우(NC) 등이 두산을 떠나 다른 팀 유니폼을 입고 있다.
그런데 올 겨울에는 다를 것이라는 것이 야구계 인사들의 공통 전망이다. 이승엽 신임 감독을 영입한 두산이 FA 등 전력 보강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의견이다. 코치 경험도 없는 이승엽 감독을 사령탑에 앉힌 것은 최소한 5강 싸움은 해 볼 만한 선수층을 만들어 놓고 싸울 수 있게 해줄 것이라는 예상이다.
두산은 올해 최악의 성적표로 시즌을 마쳤다. 팀 역대 최다패(82패)와 함께 창단 첫 9위 성적표를 받았다. 이제 더 이상 화수분 야구도 한계다.
이승엽 감독을 보좌할 김한수 수석코치, 고토 타격코치, 조성환 수비코치 영입으로 초호화 코칭스태프를 조각하고 있다. 그 다음은 선수 보강일 것이다. 레전드를 감독으로 영입하고서 팀 전력이 약체라면 자칫 구단도, 신임 감독도 씻을 수 없는 생채기를 입을 수 있다.
두산은 2015시즌을 앞두고 롯데에서 FA 자격을 얻은 10승 투수 장원준을 4년 84억원에 깜짝 영입한 전례도 있다. 당시 두산답지 않은 파격적인 영입이었다. 이를 발판으로 2015~2016년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공교롭게 두산은 2015년 김태형 초보 감독에게 사령탑을 맡겼다. 이승엽 신임 감독에게도 큰 선물이 기대된다.
롯데도 올 겨울에는 스탠스가 다르다. 지난해 손아섭(NC)을 붙잡지 못하고(않고) 지역 라이벌팀으로 떠나가게 했다. 최대 약점인 포수 영입은 수 년째 미뤄져 왔다.
2019년 롯데의 팀 연봉(신인, 외국인 선수 제외)은 총액 101억 8300만원이었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100억대로 1위였다. 전년도 우승팀 SK(96억 1500만원), 전전년도 우승팀 KIA(90억 8800만원)보다 더 많았다.
2022년 롯데의 팀 연봉은 50억 8500만원으로 3년 사이에 절반으로 대폭 줄였다. 10개 구단 중 8위로 팀 연봉이 슬림해졌다. 30대 중반 선수들을 내치고 리빌딩에 들어간 한화(39억 4000만원), 모기업이 없는 스몰마켓 키움(47억 3500만원)만이 롯데 보다 적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프랜차이즈 스타 이대호는 은퇴한다. 고액 연봉자가 또 한 명 줄어든다. 롯데는 취약 포지션인 포수, 내야수의 FA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9월 부임한 성민규 롯데 단장이 온전한 3시즌을 보냈다. 2019년 최하위였던 롯데는 7위-8위-8위에 하위권이 계속됐다. 이대호, 손아섭을 데리고 있으면서 아쉬운 성적이다. 3년 동안 팀 연봉 절감과 몇몇 유망주와 코어 선수를 키웠다는 것 외에는 내세울 것이 없다. 프로라면 성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FA 시장에서 지갑을 닫아뒀던 롯데와 두산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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