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타율 .262→.301' 이끈 레전드 코치, 왜 만족보다 아쉬움이 더 클까 [오!쎈 인터뷰]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2.10.19 14: 35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갔다. (1군 승격 후) 선수들을 가르친다고 하루하루 보냈는데 어느덧 시즌이 끝났다". 
삼성 라이온즈가 마무리 훈련 중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박한이 1군 타격 코치는 올 시즌을 되돌아보며 이같이 말했다. 
올 시즌 퓨처스 타격 코치로 시작한 그는 8월 30일 대구 SSG전을 앞두고 1군 타격 코치로 승격됐다. 1군 승격 전 삼성의 팀타율은 2할6푼2리에 그쳤으나 박한이 코치가 1군에 합류한 뒤 타율 3할1리로 급상승했다. 이 기간 동안 팀타율은 물론 팀 안타(315), 타점(152), 득점(161), OPS(0.814) 모두 10개 구단 가운데 1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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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 코치로서 뚜렷한 성과를 냈지만 만족보다 아쉬움이 더 컸다. 그는 "선수들의 페이스가 올라오는데 경기 수가 더 많이 남았더라면 더 나은 성적을 거뒀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했다. 
그는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군 선수들은 자신만의 타격 자세를 가지고 있으니 타이밍과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선수들과 터놓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부담을 느끼지 않고 편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선수들이 잘 따라준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 선수들에게 고맙다". 박한이 코치의 말이다. 
물론 늘 웃는 건 아니다. 경기 중 공격이 제대로 풀리지 않을 때면 아쉬움 가득한 표정을 짓기도 한다. 라이온즈의 원클럽맨 출신으로서 선수들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 강해서다. 박한이 코치는 "안 풀리면 저도 모르게 인상을 쓴다"고 씩 웃었다. 
신인왕 출신 구자욱은 올 시즌 99경기에서 타율 2할9푼3리 120안타 5홈런 38타점 69득점 11도루를 기록했다. 지금껏 그가 보여줬던 모습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박한이 코치는 "기술적인 부분보다 스스로 부담감이 컸다고 생각한다. 흔히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하는데 한 번 해보겠다는 마음가짐과 무조건 해야 한다는 건 분명히 다르다"고 말했다. 또 "저는 자욱이의 타격 타이밍에 별 문제가 없다고 보는데 스스로 고개를 가로젓는다.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게 바로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다. 마음의 짐을 덜어내기 위해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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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욱은 8월까지 타율 2할7푼6리(293타수 81안타) 2홈런 28타점에 머물렀으나 9월 이후 타율 3할3푼6리(116타수 39안타) 3홈런 10타점으로 제 모습을 되찾았다.
이에 "9월 이후 타격 페이스가 올라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자욱이에게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으니 편하게 해보자'고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1군 승격 후 자욱이와 2할9푼의 타율을 목표로 잡았는데 부담감을 떨쳐내고 나니 잘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진만 감독 대행 체제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강한울에 대해 그럴 만한 능력을 갖춘 선수라고 했다. 박한이 코치는 "한울이의 컨택 능력은 팀내 타자 가운데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힌다. 그동안 자신의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짧게 쳐야 한다고 계속 주문했는데 좋은 타구가 나오면서 스스로 수긍하게 됐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뛰어난 장타 생산 능력이 강점인 김동엽과 이성규에 대해 "동엽이의 경우 충분히 잘할 수 있는데 생각이 너무 많다. 생각을 좀 비웠으면 좋겠다. 수정할 부분은 수정하고 생각을 좀 비우는 방향으로 해볼 생각"이라고 했다. 또 "성규에게 이야기했던 게 있는데 스스로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좀 필요했던 거 같다. 이제는 제가 이야기한 부분을 받아들이고 변화를 주니까 고맙게 생각한다. 오늘 치는 거 보니까 확실히 좋아진 것 같다"고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지도자 변신 후 퓨처스팀에서 선수들을 가르친 경험이 큰 도움이 된다는 게 박한이 코치의 설명이다. "육성군 코치와 퓨처스 타격 코치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1군 타격 코치를 맡았다면 아마도 많이 헤맸을 거다. 처음부터 1군에 왔다면 스스로 부담을 느끼고 선수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몰랐을 거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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