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신임 감독의 지도자 데뷔를 기념하기 위해 취임식 장소로 호텔을 물색하던 두산 프런트. 그러나 이승엽 감독은 야구장에서 진행되는 소탈한 취임식을 원했다.
지난 14일 제11대 사령탑으로 ‘국민타자’ 이승엽 감독을 선임한 두산은 18일 홈구장인 서울 잠실구장 내 구내식당에서 이 감독의 취임식을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이 감독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파격 인사다. 8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베어스 왕조를 구축할 수장으로 지도자 경험이 전무한 초보 감독을 선임했다. 여기에 3년 총액 18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5억원)이라는 신임 감독 역대 최고 대우로 레전드를 예우했다.
이 감독의 현역 시절 커리어는 누구보다 화려하다. 국민타자로 불린 이 감독은 자타공인 KBO리그를 대표하는 레전드. 통산 홈런 1위(467개), 역대 단일 시즌 최다 홈런 1위(56개)를 비롯해 최연소 100홈런(22세 8개월 17일), 최연소·최소경기 200홈런(24세 10개월 3일, 816경기), 최연소·최소경기 300홈런(26세 10개월 4일, 1,075경기), 7시즌 연속 시즌 30홈런 등의 다양한 홈런 기록을 갖고 있다.
자연스럽게 이 감독의 취임식 장소에도 관심이 쏠렸다. KBO 최고 레전드의 지도자 데뷔를 기념하는 자리이기에 호텔에서 열리는 성대한 취임식이 예상됐다. 뉴 베어스를 선언한 두산 프런트 또한 협소한 잠실구장 구내식당이 아닌 서울 소재 호텔을 물색했고, 워낙 많은 취재진과 관계자들이 몰릴 것을 예상해 행사장 규모에도 특별히 신경을 썼다.
그러나 신임 감독은 야구인으로서 야구장에서 진행되는 취임식을 원했다. 두산 관계자는 “이승엽 감독의 지도자 데뷔, 두산 감독 취임을 기념하기 위해 호텔 취임식을 추진했지만 감독이 이를 고사했다. 홈구장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소탈한 취임식을 원했다”라고 밝혔다. 허례허식보다 내실을 우선시하는 국민타자의 성향에 따라 결국 두산 제11대 감독 취임식은 지난 2014년 김태형 감독과 마찬가지로 잠실구장에서 열리게 됐다.
이 감독은 18일 공식 취임 후 19일 곧바로 이천 두산베어스파크로 이동해 마무리훈련을 지휘한다. 이번 훈련에는 구보 야스오 전 소프트뱅크 호크스 투수코치가 투수 인스트럭터로 합류해 신임 감독의 첫 지휘를 돕는다. 구보 인스트럭터는 2012시즌 두산베어스 퓨처스 팀 투수 인스트럭터로 활동한 바 있다.
이승엽 감독은 감독 선임 후 “두산에서 섬세한 야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단은 팀에 들어가서 선수단 파악이 우선이다. 나 혼자 야구 스타일을 결정하는 것도 아니다. 코칭스태프와 상의를 잘해서 어떤 야구가 우리 전력에서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을지 판단해야 한다. 마무리훈련부터 지켜보겠다”라고 강도 높은 훈련을 예고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