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우진 킬러’를 대타로도 기용하지 않았을까.
1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KT-키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키움 선발은 안우진이었다.
안우진은 KT 상대로 정규 시즌에서 4경기(24⅔이닝) 2승 1패를 거뒀지만 평균자책점이 5.11로 높았다. 시즌 평균자책점 2.11을 기록한 안우진은 KT를 제외한 다른 팀은 모두 2점대 이하의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는데, KT 상대로는 5점대 평균자책점이었다.
바로 KT 문상철의 존재 때문이다. 문상철은 7월 28일 키움전에서 선발 투수 안우진 상대로 3타수 3안타 1홈런 2타점 3득점으로 활약하며 무너뜨렸다.
당시 안우진은 5⅔이닝 동안 8피안타(1피홈런) 4볼넷 4탈삼진 8실점을 허용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올 시즌 가장 안 좋은 투구 내용이었다. 이날 경기 결과를 제외하면 안우진의 KT전 평균자책점은 2.84다.
문상철은 올해 안우진 상대로 4타수 3안타, 홈런 1개와 2루타 1개를 때렸다. ‘안우진 킬러’라 할 만하다.
그러나 준플레이오프 1차전, 1루수인 문상철은 선발 라인업에 들어갈 수가 없었다. 박병호가 지명타자로 출장하고, 1루수 자리에는 강백호가 있기 때문이다. 대타로 대기였다.
그런데 KT는 안우진의 구위에 눌러 이렇다할 찬스를 잡지 못했다. 1회 톱타자 배정대가 안타로 출루했고, 이후 4회 1사 후 알포드가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모두 중심타자로 연결되는 상황, 대타를 기용할 타이밍이 아니었다.
5회 2사 후 하위타순의 8번 심우준이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이 때 이강철 감독은 우익수 송민섭 타석에서 대타 카드를 꺼냈다. 그런데 문상철이 아닌 좌타자 김민혁이었다. 김민혁은 올해 안우진 상대로 7타수 1안타(타율 1할4푼3리)였다. 김민혁은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이후 5회말 수비에서 김민혁이 우익수로 들어갔다.
외야수 타석이라 대타로 문상철이 아닌 김민혁을 내세운 것일까. 문상철을 대타로 기용하고, 수비에 김민혁을 내세우는 방법도 있다. 어쨌든 벤치 선택은 김민혁이었다.
그리고 안우진이 6이닝만 던지고 7회 교체되면서, 문상철 대 안우진의 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안우진과 매치 기회를 놓친 문상철은 1차전에서 끝내 타격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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