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뛸 것이다. 하지만…”
LA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34)는 올해 역시도 무관에 머물렀다. 2020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달성했지만 단축 시즌으로 치러진 정규시즌이었고 포스트시즌 방식도 버블 형태로 치러지는 등 기형적이었다. 정규시즌 162경기 체제에 정상적인 포스트시즌 방식에서 커쇼는 다시 한 번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했지만 끝내 꿈을 이루지 못했다.
커쇼는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디비전시리즈 4차전, 팀의 3-5 패배를 덕아웃에서 지켜봐야 했다.
다저스는 정규시즌 111승(51패)의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고도 정규시즌에서 22승이나 뒤쳐졌던 샌디에이고에게 치욕적인 업셋을 당했다. 커쇼는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5이닝 6피안타(1피홈런) 6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부진한 성적은 아니었지만 호투라고 보기도 힘들었다. 노디시전을 기록했다.
다저스의 2010년대 에이스인 커쇼는 올 시즌을 앞두고 1년 17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팔꿈치 통증으로 활약 여부에 물음표가 붙었지만 다저스와 커쇼는 1년 더 동행을 결정했다. 일단 커쇼는 올해 22경기 12승3패 평균자책점 2.28(126⅓이닝 32자책점) 137탈삼진 WHIP 0.94로 활약했다. 단, 건강하게 한 시즌을 온전히 소화하지는 못했다. 골반과 허리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을 오갔고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그래도 건강한 커쇼는 여전히 위력적인 선발 투수라는 것을 재차 확인했다. 커쇼의 계약이 끝났기에 이제는 커쇼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커쇼와의 계약 여부는 다저스가 올 겨울 고민해야 하는 대표적인 사안 중 하나다.
커쇼는 디비전시리즈 탈락이 확정된 뒤 LA타임즈 등 현지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생각을 밝혔다. 내년에도 뛸 것인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그는 “아마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것이다. 집으로 돌아가서 아빠 노릇을 하다 보면 생각과 관점이 바뀔 수도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내년에도 선수 생활을 이어간다고 말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우선 커쇼는 현역 연장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은퇴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닫힌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북미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은 ‘커쇼의 팔꿈치가 그를 더 이상 괴롭히지는 않는다. 하지만 미래에 명예의전당 투표에서 첫 번째로 입성할 전설은 올해 반복되는 허리 문제로 등판하지 못했다’라며 ‘다음 시즌 다시 뛸 것이라고 말했지만 마음을 바꾸기 위한 문을 열어놓았다’라고 분석했다.
그렇지만 다저스는 디비전시리즈에서 선발진의 부상과 부족으로 고생했다. 팔꿈치 토미존 수술을 받은 워커 뷸러도 내년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에나 돌아올 전망이다. 다저스의 역사를 함께하며 197승을 거뒀고 여전히 건강하다면 건재한 커쇼같은 선발 투수는 어디에서도 찾기 힘들다.
LA타임즈는 ‘건강할 때 커쇼는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 중 한 명이었다. 올해 두 차례 부상자 명단에 올랐지만 포스트시즌 복귀는 충분했다’라며 ‘만약 디비전시리즈가 5차전까지 갔다면 커쇼는 불펜에서 던질 준비가 되어 있었지만 5차전은 열리지 않았다. 다저스의 시즌은 끝났고 10월은 쓰라렸다. 하지만 LA에서 커쇼의 경력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다’라 커쇼가 계속해서 다저스 커리어를 이어갈 것이라고 해석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