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트레이닝이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 3월,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풀 시즌을 치르고 포스트시즌에 오른다면 월드시리즈 우승을 할 것이다”라고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이러한 로버츠의 확신은 정규시즌 111승(51패)이라는 성과로 나타났다. 다저스 구단 역대 최다승 기록을 경신했고 올 시즌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최고 승률까지 기록했다. 포스트시즌 시리즈 전체의 홈 필드 어드벤티지까지 거머쥐었다. 정규시즌 득점(847득점), OPS(.775), 평균자책점(2.80) 리그 1위였다. 사실 로버츠의 호언장담이 아니더라도 다저스는 가장 유력한 월드시리즈 우승 후보였다.
하지만 다저스는 월드시리즈 문턱조차 밟지 못했다. 16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3-5로 역전패를 당했다. 시리즈 전적 1승3패로 탈락의 운명을 맞이했다. 7회까지 3-0으로 앞서 있었지만 7회말 내리 5실점을 하며 역전패 당했다.
정규시즌 111승을 거두고도 22경기나 뒤져있던 샌디에이고에게 덜미를 잡히며 1906년 월드시리즈 이후 가장 큰 격차로 업셋을 당한 팀이 됐다. 당시 시카고 컵스(116승36패)가 시카고 화이트삭스(93승58패)보다정규시즌 성적 23승이나 더 거뒀음에도 월드시리즈에서 2승4패로 패했다.
결국 로버츠 감독이 3월에 했던 호언장담은 비웃음거리로 전락했다. LA타임즈는 ‘엉망이 된 이닝, 플레이오프 시리즈까지 재앙은 슬로우모션으로 전개됐다. 한때나마 전도유망했던 2022시즌이었다’라면서 ‘다저스는 형편없는 실행력과 혼란스러운 의사결정, 샌디에이고의 가차없는 타격이 모두 혼합돼서 디비전시리즈에서 탈락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올해 다저스에 일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일이었다. 111승을 거뒀기 때문이 아니다. 그들은 가장 재능이 있는 라인업, 가장 탄탄한 불펜, 지난 10년 동안 가장 완벽한 팀이라고 말했기 때문도 아니다’라면서 다저스의 패배는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MLB.com은 ‘올해 다저스는 야구 역사상 가장 실망스러운 시즌 마무리였다. 어쨌든 프랜차이즈 역사에 남을 것’이라면서 다저스의 극적인 몰락을 설명했다.
로버츠 감독은 “매우 실망스럽다. 지금 이 순간 무척 속이 쓰리지만 샌디에이고를 인정해야 한다”라면서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