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선배까지만 상대할 수 있게 해주세요.”
안우진은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존플레이오프 KT 위즈와의 1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승리를 뒷받침했다.
안우진은 경기 후 “정규시즌처럼 카운트 잡기 위한 공은 아예 던지지 않았다. 직구, 슬라이더도 대부분 강하게 던졌다”라며 “직구, 슬라이더만으로는 힘들 것 같아서 커브까지 곁들여 열심히 준비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커브를 머릿속에 넣은 상태서 마운드에 올라갔다”라고 호투 비결을 전했다.
안우진은 6회까지 투구수가 88개에 그쳤지만 4-0으로 앞선 7회 시작과 함께 김태훈과 교체되며 경기를 조기에 마쳤다. 키움 관계자는 “안우진이 오른쪽 두 번째와 세 번째 손가락에 물집이 잡혀 선수보호차원에서 교체됐다”라고 설명했다.
안우진은 “물집이 생겨 살이 조금 들렸다. 때문에 7회에 못 올라갔다”라며 “감독님께 7회 박병호 선배님만 상대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는데 다음 경기를 위해 바꿔주셨다. 날 먼저 생각해주셨다”라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안우진은 이날 스트라이크 52개-볼 36개를 기록하며 평소보다 볼의 비율이 높았다. 이에 대해선 “박병호 선배님, 알포드 등 한방이 있는 타자들이 있어 조심하려고 하다 보니 볼이 많아졌다”라고 말했다.
8회 4-4 동점을 허용하며 개인 승리가 날아갔지만 아쉬움은 전혀 없었다. 안우진은 “8회를 기도하면서 보고 있었는데 안타가 되면서 아쉬웠다. 잠깐 뒤로 빠져서 숨을 한 번 쉬고 왔다”라며 “가을야구는 개인이 아닌 팀 승리를 위한 경기다. 승리가 날아간 게 전혀 아쉽지 않다”라고 전했다.
수비수들을 향한 고마움도 전했다. 안우진은 “신준우가 가장 많이 도와줬다. (이)정후 형도 6회 알포드의 안타 타구를 잘 처리해줬고, (송)성문이 형도 점프캐치를 잘해줬다”라고 했다.
안우진의 물집은 다행히 다음 등판에 크게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손가락 상태는 괜찮다”라고 웃으며 인터뷰장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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