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 후반부 공략을 선언한 강철매직의 지략이 불펜진 난조에 빛을 보지 못했다.
16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KBO리그 평균자책점, 탈삼진 1위 투수 안우진을 만나게 된 KT. 경기에 앞서 만난 이강철 감독은 안우진이 아닌 불펜 공략에 초점을 맞춘 게임플랜을 꺼내들었다. 이 감독은 “선발 엄상백만 버텨주면 후반부 충분히 승부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선발투수가 최대한 이닝을 끌어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날 KT의 선발투수는 리그 대표 좌완 김광현을 제치고 승률왕을 차지한 엄상백. 올해 키움 상대로도 4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20으로 강했기에 안우진 못지않은 호투가 기대됐다. 엄상백이 최소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뒤 타선이 키움의 약한 뒷문을 공략한다는 계산이었다.
KT 타선은 예상대로 6회까지 안우진 상대 단 1점도 뽑지 못했다. 리드오프 조용호마저 전날 훈련에서 허리를 다치며 이날 출전이 불가했다. 전력으로 붙어도 공략이 힘든 안우진인데 출루율 1위 조용호마저 빠지니 무기력함이 도드라졌다. 그러나 엄상백 또한 5⅔이닝 8피안타 2볼넷 4탈삼진 4실점으로 키움 타타선을 막으며 중반부 승부가 가능한 점수차가 유지됐다.
KT 타선은 안우진이 내려간 7회부터 맹공을 퍼부었다. 박병호의 추격의 솔로홈런을 시작으로 1사 1, 2루서 등장한 심우준이 좌측 담장 직격 2타점 2루타를 날렸고, 8회 찬스서 강백호가 1타점 적시타로 4-4 동점을 만들었다. 이강철 감독의 전략이 적중한 것.
문제는 불펜이었다. 믿었던 필승조 김민수가 8회 1사 1, 2루서 송성문에게 1타점 결승타를 맞았고, 이어 마무리 김재윤이 올라왔지만 김준완의 희생플라이와 임지열의 2점홈런으로 고개를 숙였다.
KT는 그렇게 4-8로 패하며 시리즈 1차전을 내줬다. 당초 전략대로 상대 불펜 공략에 성공했지만 믿었던 마법사 불펜이 말썽을 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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