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시리즈의 주인공 박병호가 시원한 홈런을 터트리며 챔피언 타선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박병호는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을 기록했다.
이번 준플레이오프는 이른바 박병호 시리즈로 기대를 모았다. 작년까지 키움의 홈런왕으로 군림했던 박병호가 올 시즌부터 3년 총액 30억원 FA 계약에 KT맨이 됐기 때문. 박병호의 가을야구 고척돔 방문에 이정후, 김혜성 등 전 동료들은 남다른 승부욕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병호의 올 시즌 키움 상대 기록은 15경기 타율 2할6푼4리 4홈런 8타점.
초반 흐름은 주춤했다. 친정 키움을 만나 방망이를 예열하는 시간이 다소 걸렸다. 1회 2사 1루서 키움 선발 안우진을 만나 유격수 파울플라이에 그쳤고, 4회 1사 1루에서는 다시 안우진 상대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3번째 타석은 달랐다. 0-4로 뒤진 7회 선두로 등장해 큼지막한 솔로홈런으로 팀의 첫 득점을 담당한 것. 바뀐 투수 김태훈의 초구 볼을 지켜본 뒤 2구째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를 받아쳐 비거리 125m짜리 중월 솔로홈런을 날렸다.
안우진에 꽁꽁 묶였던 KT 타선은 박병호의 홈런을 기점으로 깨어났다. 이어 장성우가 중전안타, 강백호가 볼넷으로 흐름을 이은 가운데 심우준이 좌측 담장을 직격하는 2타점 2루타로 1점 차 추격을 가했다. 그러나 김민혁의 진루타로 이어진 2사 3루서 배정대가 투수 땅볼에 그치며 동점을 만들기엔 역부족이었다.
박병호의 방망이는 멈추지 않았다. 3-4로 뒤진 8회 1사 1루서 우전안타를 치며 멀티히트를 완성했는데 이는 강백호의 1타점 동점 적시타를 뒷받침한 귀중한 출루였다. 박병호는 안타 이후 대주자 권동진과 교체되며 기분 좋게 경기를 마쳤다.
KT는 결국 키움에 4-8로 패하며 시리즈 1차전을 내줬다. 그러나 안우진 교체 이후 키움 불펜진 공략에 성공하며 4점을 뽑은 건 소득으로 남았다. 5전 3선승제로 진행되는 시리즈에서 자칫 1차전 영봉패를 당할 수 있었던 상황을 박병호의 홈런을 시작으로 반전시켰다. 단기전은 선발 못지않게 불펜 싸움도 승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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