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역대 최다 111승, 리그 최고 승률(.685)을 거둔 LA 다저스의 가을야구가 디비전시리즈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역습에 무너졌다. 샌디에이고 주전 유격수 김하성(27)의 결정적 한 방이 ‘거함’ 다저스를 침몰시켰다.
김하성은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벌어진 2022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4차전에 1번타자 유격수로 선발출장, 5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1안타가 결정적인 2루타였다.
1-3으로 뒤진 7회 무사 1,2루 찬스에서 김하성은 다저스의 바뀐 투수 옌시 알몬테의 4구째 몸쪽 낮게 들어온 96.3마일 싱커를 잡아당겼다. 살짝 빗맞았지만 93.1마일(149.8km)로 타구 속도가 꽤 빨랐고, 다저스 3루수 맥스 먼시 옆을 뚫고 좌측 라인선상으로 빠지는 1타점 2루타가 됐다.
2-3으로 따라붙으면서 무사 2,3루로 연결한 결정적 한 방이었다. 계속된 공격에서 샌디에이고는 후안 소토의 우전 적시타로 동점을 만든 뒤 제이크 크로넨워스의 2타점 중전 적시타가 터지며 5-3 역전에 성공했다.
8~9회 불펜이 실점 없이 막고 5-3 역전승을 거둔 샌디에이고는 다저스를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제압하며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했다. 정규시즌 상대 전적 5승14패로 절대 열세였지만 디비전시리즈에서 1차전 패배 후 3연승으로 단숨에 다저스를 무너뜨렸다.
지난 1906년 월드시리즈에서 시카고 화이트삭스(93승58패)가 23승을 더 많이 거둔 시카고 컵스(116승36패)를 4승2패로 꺾은 이후 116년 만에 포스트시즌 최다 승차 업셋이 이뤄졌다. 올해 샌디에이고(89승73패)는 다저스(111승51패)에 22경기를 뒤졌다.
역대급 이변의 희생양이 된 다저스로선 충격적인 결말이 아닐 수 없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침통함을 감추지 않았다.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로버츠 감독은 “매우 실망스럽다. 지금 이 순간 무척 속이 쓰리지만 파드리스를 인정해야 한다”며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샌디에이고를 치켜세웠다.
7회말 시작 전까지 3-0으로 앞서선 다저스는 5실점 빅이닝으로 역전패했다. 선발 타일러 앤더슨이 6이닝 무실점으로 잘 막았지만 7회 불펜이 와르르 무너졌다. 토미 케인리가 볼넷에 이어 연속 안타를 맞고 첫 실점하며 무사 1,2루에서 알몬테로 교체됐다. 알몬테는 김하성과 소토에게 연속 적시타를 허용하며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계속된 2사 1,3루에서 알몬테 대신 좌완 알렉스 베시아를 투입했지만 여기서 크로넨워스에게 결승타를 맞고 말았다.
불펜 에이스 에반 필립스를 7회 위기에 투입하지 않은 게 결과적으로 로버츠 감독의 패착이었다. 이에 대해 로버츠 감독은 “알몬테를 그 상황에 쓰고 싶었고, 필립스는 9회 세이브 상황에 쓸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7회 순식간에 역전을 당하면서 필립스는 8회 2점 뒤진 상황에 나왔다.
필립스가 3타자 연속 탈삼진으로 8회를 깔끔하게 정리했지만 다저스 타선이 9회 점수를 내지 못하면서 그대로 시즌이 끝났다. 지면 탈락인 벼랑 끝 승부, 모든 것을 쏟아부어도 모자랄 상황에서 최고 카드를 아끼다 허무한 역전패를 당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