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의 끝내기 역전패를 당한 뉴욕 양키스의 경기 운영에 대한 내부의 코멘트가 엇갈렸다. 사령탑은 마무리 투수를 투입할 수 없었다고 밝혔지만 마무리 투수 당사자는 준비가 됐었다고 말한다. 미국 현지 언론들은 양키스 애런 분 감독의 결정과 설명을 비판했다.
양키스는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 클리블랜드 가디언즈와의 경기에서 5-6으로 9회 끝내기 역전패를 당했다. 9회말 전까지만 하더라도 5-3으로 앞섰지만 9회말에 3실점 하면서 충격의 패배를 당했다. 시리즈 전적 1승2패가 된 양키스는 이제 벼랑 끝에 몰려 탈락을 걱정해야 한다.
양키스는 이날 1,2회 2실점을 하며 끌려갔지만 3회 애런 저지가 침묵을 깨는 동점 투런포로 균형을 맞췄다. 이후 오스왈도 카브레라의 역전 투런포, 해리슨 베이더의 쐐기 솔로포로 5-3으로 앞서갔고 9회를 맞이했다.
선발 루이스 서베리노가 5⅔이닝 8피안타 6탈삼진 3실점으로 역투를 펼쳤다. 이후 루 트리비노, 조나단 로아이시가, 완디 페랄타가 8회까지 책임졌다. 그런데 페랄타가 9회에도 올라왔다. 올해 양키스는 아롤디스 채프먼이라는 마무리 투수가 굳건했다. 그러나 올 시즌 초반 부진하며 마무리 자리에서 내려왔고 시즌 도중에는 문신 시술 중 세균 감염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사유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디비전시리즈를 앞두고는 무단으로 훈련에 불참하며 엔트리에서 탈락했다.
이후 마무리 자리는 클레이 홈즈가 이어 받았다. 홈즈는 올해 62경기 7승4패 20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2.54의 성적을 기록하며 마무리 투수로 연착륙했다.
다만, 디비전시리즈를 앞두고 어깨 통증으로 정규시즌 막판 몇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그래도 디비전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됐고 앞선 2경기에서도 모두 등판했다. 12일 1차전 ⅔이닝 무실점, 15일 2차전 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우천 취소 등으로 휴식일이 충분했던 상황. 다만, 연투는 다른 문제였다.
애런 분 감독은 결국 홈즈를 아끼는 선택을 내린 것으로 보였다. 5-3의 세이브 상황에서 마무리 홈즈를 내세우지 않고 완디 페랄타를 밀고 나갔다. 하지만 페랄타는 1아웃을 잡은 뒤 마일스 스트로우에게 빗맞은 안타를 맞은 뒤 추가 진루를 허용했고 스티븐 콴에게 다시 빗맞은 안타를 내줘 1사 1,3루 위기에 봉착했다.
그때서야 투수를 바꿨는데 역시 홈즈가 아닌 클락 슈미트였다. 슈미트는 아메드 로사리오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아 5-4로 추격을 허용했다. 그리고 호세 라미레즈에게도 내야 안타를 내주면서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조쉬 네일러는 삼진 처리했지만 결국 오스카 곤잘레스에게 2타점 끝내기 안타를 허용해 경기를 내줬다.
홈즈를 투입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납득은 가능하지만 결과론적으로 분 감독의 선택은 한 경기를 내주는 꼴이 됐다. 분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오늘 홈즈를 투입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시리즈에서 연투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내일은 던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오늘은 투구를 하면 안되는 것처럼 느꼈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분 감독은 “홈즈는 비상 상황에서만 투입할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미국 ‘CBS스포츠’는 분 감독의 결정에 대해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동점과 역전 주자가 있는 위기에서 경기를 매듭지으려는 게 비상 상황이 아니면 어떤 상황이 비상 상황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며 ‘다른 얘기를 하자면, 홈즈가 던질 수 없다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트리비노와 로아이시가는 3개의 아웃카운트만 합작했다’라고 전했다. 마무리 투수가 던질 수 없는 상황이라면 다른 불펜 투수들이 더 많은 아웃카운트를 처리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그런데 홈즈는 경기 후 이날 던질 준비가 됐었다고 취재진에게 밝혔다. 홈즈는 “오늘 투구를 위해 준비했다. 투구 할 수 있을 것처럼 느꼈고 나를 호출한다면 마운드에서 모든 것을 바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결정은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코칭스태프가 나에게 물었고 필요하면 던질 수 있다고 말했다”라고 취재진에게 설명했다.
이날 선발 등판한 서베리노 역시 “홈즈는 우리들의 마무리 투수다. 그래서 당연히 놀랐다. 그가 쓰러졌는가? 분 감독이나 맷 블레이크 투수코치에게 물어봐야 할 것 같다”라고 말하며 벤치의 결정에 의문을 표시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