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에인절스에서 트레이드로 온 선수들이 투타에서 일을 냈다. 투수 노아 신더가드(30)와 외야수 브랜든 마쉬(25)가 12년 만에 챔피언십시리즈에 오른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트레이드 복덩이로 떠올랐다.
필라델피아는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4차전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8-3으로 꺾었다.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전년도 우승팀 애틀랜타를 누른 필라델피아는 가장 먼저 챔피언십시리즈에 선착했다. 지난 2010년 이후 12년 만의 무대.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디비전시리즈 승자와 함께 7전4선승제 시리즈를 갖는다.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3위로 포스트시즌에 막차로 탑승한 필라델피아는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3번 시드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2연승으로 제압했다. 여세를 몰아 디비전시리즈에서 정규시즌 14경기 차이로 뒤진 애틀랜타마저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날 4차전에선 지난 8월3일 트레이드 마감시한 때 에인절스에서 데려온 선수들이 일을 냈다. 가을야구가 멀어진 에인절스가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은 신더가드와 마쉬가 필라델피아의 복덩이로 가을야구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이날 선발투수로 나선 신더가드는 3이닝 1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3탈삼진 1실점 호투로 승리에 발판을 놓았다. 3회 올랜도 아르시아에게 맞은 솔로 홈런이 유일한 실점이자 출루 허용. 전성기 100마일 강속구는 없었지만 싱커,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다양한 구종을 섞어 던지며 타순이 한 바퀴 돌 때까지 3이닝을 완수했다.
타선에선 마쉬가 첫 타석부터 경기 흐름을 가져왔다. 2회 1사 1,3루 찬스에서 애틀랜타 선발 찰리 모튼의 몸쪽 낮게 떨어진 커브를 걷어 올려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포스트시즌 데뷔 첫 홈런. 시작부터 스리런 홈런으로 경기 분위기를 띄웠고, 관중들의 환호에 커튼콜까지 했다. 4회에도 2루타로 이날 안타 2개를 모두 장타로 장식했다.
신더가드는 8월 필라델피아 이적 후 10경기에서 5승2패 평균자책점 4.12를 기록했다. 시즌 막판 페이스가 떨어지며 구원으로도 1경기 나섰지만 마지막 등판에서 승리를 따내며 시즌 10승을 채웠다. 디비전시리즈 2차전 8회 구원으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뒤 이틀을 쉬고 나선 이날 선발로 3이닝을 역투하며 제 몫을 다했다.
뉴욕 메츠 시절이었던 2020~2021년 팔꿈치 인대접합수술과 재활로 2년간 빅리그 2경기 등판에 그쳤던 신더가드는 “수술 후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었다. 회복이 잘 안 될 때는 다시 던질 수 있을까 생각하기도 했었다”며 “그런 상황에서 오늘 이런 선발 기회를 얻었다. 올해 기복이 있는 시즌이었지만 내 힘을 믿었다. 타자를 잡을 수 있는 능력이 내게 있다. 올해 배움을 통해 내년에는 다시 98~100마일을 던질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마쉬도 트레이드 전까지 에인절스에선 93경기 타율 2할2푼6리 8홈런 37타점 OPS .637에 그쳤지만 필라델피아 이적 후 41경기 타율 2할8푼8리 3홈런 15타점 OPS .773으로 타격 생산성이 향상됐다. 주 포지션 중견수로 고정되면서 수비에서도 부담을 덜었다. 생애 첫 가을야구에도 6경기 13타수 4안타 타율 3할8리 1홈런 4타점 OPS 1.092로 활약하며 하위 타순의 복병으로 떠올랐다.
마쉬는 홈런 후 커튼콜에 대해 “특별한 순간이었다. 지금까지 이런 순간은 없었다. 관중석을 올려다 보니 빨간 수건을 흔들고 있더라. 정말 많은 관중들이 와서 우리를 도와줬다. 경이로운 도시, 경이로운 구장에서 관중들도 굉장했다”며 “신더가드와 나는 마감시한에 트레이드가 됐고, 이제는 파이널 4에 있다. 축복이다. 어떤 말로도 이 기분을 묘사할 수 없다”고 기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