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에서 16년 만에 홈 경기를 치렀고 유관중 경기에서 홈 승리를 지켜본 것은 또 24년 만이었다. 왜 샌디에이고가 열광할 수밖에 없었는지, 세월이 말해주고 있다.
샌디에이고는 1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 LA 다저스와의 경기에서 2-1로 신승을 거뒀다. 이로써 샌디에이고는 시리즈 전적 2승1패를 기록,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에 1승만 남겨두게 됐다. 정규시즌 111승의 리그 최강팀 다저스를 무너뜨리기 일보직전이다.
선발 블레이크 스넬의 5⅓이닝 5피안타 2볼넷 6탈삼진 1실점 호투와 트렌트 그리샴의 달아나는 솔로포, 그리고 닉 마르티네스(⅔이닝), 루이스 가르시아(1이닝), 로버트 수아레스(1이닝), 조쉬 헤이더(1이닝 무실점)의 철벽 불펜진 등 샌디에이고는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으로 승리했다.
그러나 이날 샌디에이고 승리의 원동력은 샌디에이고 홈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이었다. 샌디에이고는 지난 2006년 10월 6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2차전 이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홈 관중들 앞에서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렀다. 그리고 홈 관중들 앞에서 포스트시즌 승리를 거둔 것은 1998년 10월 11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 이후 24년 만이다.
2020년 세인트루이스와의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가 홈구장인 펫코 파크에서 열렸지만 당시에는 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 경기로 치러진 바 있다. 샌디에이고 팬들은 당연히 가을야구를 직접 관전할 기회를 손꼽아 기다렸고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 준비를 하고 있었다. 결국 펫코 파크의 열기와 함성은 샌디에이고 선수들에게는 원동력이 됐고 다저스 선수들은 주눅들 수밖에 없었다.
미국 전국매체 USA투데이는 ‘샌디에이고 팬들이 포스트시즌 경기 승리를 직접 지켜본 것은 2008년이었다. 구글이 창업했고 아이맥이 출시됐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탄핵발의안이 통과된 해였다”라며 샌디에이고가 홈 관중들 앞에서 포스트시즌 승리를 거둔 게 얼마나 오래됐는지를 비교했다.
이날 펫코 파크를 찾은 4만5137명의 관중들은 함성으로 그라운드를 뒤덮었다. 7년 만에 최다 관중이 들어찼다. 다저스 선수단에게는 ‘Beat LA(타도 다저스)’를 힘껏 외치며 야유를 퍼부었고, 샌디에이고 선수단에게는 엄청난 응원과 박수를 보냈다.
샌디에이고 선수들은 모두 이날 홈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에 감동했다. 선발 등판한 스넬은 “아마 지금까지 내가 본 관중들 중 최고였을 것이다. 그 에너지로 경기 내내 전율이 흘렀다”라고 팬들을 치켜세웠다. 그리샴은 “정말 상상초월이었다. 도시 전체가 모여서 우리를 응원하는 것을 보는 것은 정말 놀라웠다. 내가 치른 경기 중 가장 미친 경기였다”라며 감탄했다.
윌 마이어스는 “힘든 시즌을 보냈고 다저스에게 많이 졌지만 이 시리즈를 승리할 수 있다면 앞선 경기들의 결과들은 아무 의미 없이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홈 팬들 앞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모든 것을 잠잠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샌디에이고에 좋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매니 마차도 역시 “믿을 수 없는 관중들이었다. 몇년을 기다려야 했을 것이다. 재밌었다”라며 홈 팬들 앞에서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른 소감을 설명했다.
이제 샌디에이고는 16일,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서 다저스 상대 업셋에 도전한다. 샌디에이고 선발은 가장 믿을 수 있는 조 머스그로브가 나서고 다저스는 좌완 타일러 앤더슨이 등판한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