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MVP 출신 멜 로하스 주니어(32), 20승을 거둔 라울 알칸타라(30)가 나란히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었고 나란히 방출됐다. KBO리그 복귀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들의 복귀에는 돈 문제가 끼여있다.
스포츠호치, 데일리스포츠 등 일본 언론들은 15일 ‘한신이 투수 카일 켈러 외에 6명의 외국인 선수들은 퇴단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밝혔다. 매체는 ‘알칸타라, 조 건켈, 애런 윌커슨은 이미 귀국했고 클라이막스시리즈에 출전했던 제프리 마르테, 멜 로하스 주니어, 아델린 로드리게스 모두 조만간 떠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심은 KBO리그에서 뛰었던 로하스와 알칸타라의 거취다. 로하스는 2020년 KBO리그 MVP를 차지했고 2021년 KT의 재계약 제안을 뿌리치고 한신과 최대 2년 55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2020년 최동원상을 수상했고 20승(2패)을 거둔 알칸타라도 2년 400만 달러에 한신 유니폼을 입었다. 한신 입단 동기다.
입단 동기인 둘은 부침도 똑같이 겪었다. 로하스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선수단 합류가 늦었고 60경기 타율 2할1푼7리 8홈런 21타점 OPS .663으로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올 시즌에는 더 많은 89경기에 나섰지만 타율 2할2푼4리 9홈런 27타점 OPS .732를 기록했다. 별반 차이가 없는 성적이었고 결국 전력 외 통보를 받았다.
알칸타라는 당초 선발 자원으로 영입이 됐지만 한신 커리어는 대부분 불펜 투수였다. 지난해 24경기(7선발) 3승3패 6홀드 평균자책점 3.49(59⅓이닝 23자책점)의 성적을 거뒀다. 올해는 39경기 모두 불펜으로 등판해 1승3패 17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70(38⅓이닝 20자책점)의 기록을 남겼다.
로하스 알칸타라 모두 1,2군을 오가는 신세를 면하지 못했다. 2년 계약이 끝나면서 방출 수순은 당연했다. 관건은 이제 두 선수가 KBO리그로 복귀를 할 수 있느냐다.
두 선수 모두 KBO리그 원 소속구단이 보류권을 갖고 있다. 로하스는 KT, 알칸타라는 두산이 보류권을 쥐고 있다. KBO리그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로하스는 KT, 알칸타라는 두산으로 반드시 복귀해야 한다. 보류권을 포기한다면 다른 구단들이 영입할 수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두 선수 모두 KBO리그에서 보여준 성과들이 있기에 영입에 관심을 보일 만 하다. 나이도 아직 30대 초반으로 신체 능력이 떨어질 시점은 아니다. 그러나 이들의 KBO리그 복귀는 기존 선수와의 재계약 여부와 두 선수의 몸값을 맞출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KT는 아직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있는 상황이기에 외국인 선수 교체 여부를 논하기에는 이르다. 그러나 올해 대체 선수로 합류한 앤서니 알포드가 80경기 타율 2할8푼6리(283타수 81안타) 14홈런 50타점 OPS .871로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외야 수비력에 의문부호가 따르지만 운동신경과 장타력 등에서는 로하스 못지 않다. 풀타임 성적이 기대되는 선수다.
로하스 역시 수비력에서는 아쉬움이 따른다. 장타력은 여전할 지언정 운동능력과 스피드는 알포드가 월등하다. 비교우위에 대한 논쟁이 필요하다. 그리고 한신에서 연 평균 250만 달러가 넘는 연봉을 수령했다. 보류권을 쥐고 있기에 100만 달러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는데 대신 400만 달러의 외국인 선수 샐러리캡이 관건이다. 로하스 한 명에게만 무작정 투자를 하기에는 위험부담이 크고, 다른 선수들의 몸값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KT는 로하스의 복귀를 예의주시하면서도 높은 몸값을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다.
한편, 두산은 로버트 스탁, 브랜든 와델로 꾸려온 외국인 투수 라인업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높다. 이미 한국 타자들을 점령한 바 있던 알칸타라이기에 두산으로서는 눈독을 들일 만 하다. 하지만 역시 200만 달러의 몸값이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래도 이승엽 신임감독을 지원하기 위해서 검증된 자원에 투자를 아끼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