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이천으로 초대한 김태룡 단장→감독 선임…두산의 빅픽처였나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10.15 12: 58

이승엽 두산 신임 감독은 이미 지난 여름 베어스 선수단을 지도하며 두산 선수들과 교감하고 팀 분위기를 익혔다. 국민타자에게 지휘봉을 맡기기 위한 두산 김태룡 단장의 큰그림은 이 때부터 시작된 듯하다.
이승엽 감독은 KBO 홍보대사 시절이었던 지난 7월 초 두산 화수분야구의 산실인 이천 두산베어스파크를 찾아 두산 선수들을 지도하고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감독은 당시 자신의 SNS에 “오늘(6일)은 이천 두산베어스파크를 다녀왔습니다. 두산 단장님께서 야구선배시기에 자연스럽게 후배들을 위해 방문하게 되었습니다”라고 베어스파크 방문 소식을 직접 전했다.

KBO 홍보대사 시절 이천 베어스파크에 방문한 이승엽 감독 / 이승엽 감독 SNS 캡처

이 감독은 무더위 속 베어스파크에서 진행되는 두산 2군 타자들의 타격 훈련을 촬영하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훈련 영상을 직접 SNS에 게재하는 정성까지 보였다. 그러면서 “더운 날씨에 고생하는 선수들을 보며 옛 생각이 많이 나더라고요. 여기 있는 선수들이 성실히 운동하며 준비해서 잠실야구장에서 해설자와 선수로 만나길 기대합니다”라는 바람을 남겼다.
그로부터 약 3개월이 흐른 현재. 이 감독의 바람은 이뤄지지 못했다. 해설자와 선수가 아닌 감독과 선수로 이들과 인연을 맺게 됐기 때문.
두산 이승엽 감독 / 두산 베어스 제공
이 감독은 14일 오전 두산 베어스의 제11대 감독으로 공식 선임됐다. 계약기간은 3년, 규모는 총액 18억원이다. 두산 구단은 “이승엽 신임 감독의 이름값이 아닌 지도자로서의 철학과 비전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의 신구조화를 통해 두산 베어스의 또 다른 도약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지휘봉을 맡긴 이유를 밝혔다.
이 감독은 삼성 원클럽맨이자 레전드 출신이다. 현역 시절 국민타자로 활약하며 등번호 36번이 지난 2017년 영구 결번됐다. 때문에 두산과 연고가 없는 이 감독의 이천 베어스파크 방문이 다소 의아했던 게 사실이었다. 물론 당시 KBO 홍보대사 및 SBS스포츠 해설위원을 맡고 있어 자유롭게 2군 캠프 출입이 가능했지만 결과적으로 두산은 이 때부터 이승엽 신임 감독이라는 빅픽처를 그렸을 가능성이 높다. 이 감독은 14일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김태룡 단장님 요청으로 베어스파크에 간 기억이 난다”라고 말했다.
두산 왕조 재건을 맡은 이 감독은 “은퇴한지 5년이 됐는데 기회를 준 곳이 두산이다.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기회를 주신 분들에게 보답하는 건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는 것이다”라며 “팬들께서 마음에 드실지 안 드실지 모르겠지만 이제 한식구가 됐으니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감동을 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야구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backligh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