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건들인 넘쳐서 배부른 LG 트윈스다. 보기만 해도 배부른 영건들이 이제는 투수진의 중심이 됐고 정규시즌 2위를 이끌었다. 플레이오프를 준비하고 있고 한국시리즈까지 넘보고 있다.
그런데 아직 영건들이 더 남았다. 군 복무를 해결하고 돌아오는 것 뿐만 아니라 제구까지 잡혀서 돌아올 기세다. 2019년 2차 1라운드로 지명된 좌완 이상영(22)이 상무에서의 성장세를 국제대회에서 증명, 다가올 내년을 기대케 하고 있다.
U-23 대표팀에 선발된 이상영은 지난 14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야구장에서 열린 ‘2022 WBSC U-23 월드컵’ 오프닝라운드 B조 1차전 네덜란드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65구 4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한국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이상영은 비바람이 몰아치는 악천후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공을 던졌다. 140km대 중반의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면서 3⅓이닝 퍼펙트 행진을 이어갔고 중간중간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구위와 제구력, 그리고 수비의 도움까지 받으면서 극복하고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지난 2016년 초대 대회 3위에 오른 뒤 이 대회에서 부진을 면하지 못했던 한국 입장에서는 이상영의 깔끔하면서 완벽한 투구 덕분에 상위권 진입을 위한 스타트를 잘 끊을 수 있었다.
지난 2019년 LG에 2차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지명된 이상영은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2019년 1군 3경기 등판에 그쳤지만 2021년, 21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4.32(50이닝 24자책점)으로 나름의 희망을 엿볼 수 있었다.
다만, 문제는 제구였다. 1군 무대에서 50이닝 동안 32개의 볼넷을 헌납했다. 몸에 맞는 공 역시 8개나 내줬다. 영점 조절이 잘 되지 않았다. 2군에서는 33이닝 13볼넷으로 9이닝 당 볼넷 3.54개로 1군보다는 준수한 편이었다. 그러나 1군 무대에서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영점을 확실하게 잡는 게 필요했다.
그리고 올해 상무에 입대한 이상영은 영점 조절에 성공했다. 올해 22경기(20선발) 등판해 10승3패 평균자책점 3.31(119⅔이닝 44자책점) 109탈삼진 26볼넷 6사구 4피홈런의 기록을 남겼다. 9이닝 당 볼넷 수치가 1.96개에 불과했다.
이날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도 이상영은 4사구를 단 1개도 내주지 않으면서 자신의 제구력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타자들이 접근하기 힘든 까다로운 팔각도에 구위와 제구까지 갖춘 이상영의 투구에 네덜란드 타자들도 쉽게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이미 LG 1군 불펜진에는 홀드왕(35개) 정우영(23), 세이브왕(42개) 고우석(24)을 비롯해 이정용(26) 등 영건들이 핵심 불펜으로 굳건하게 자리 잡았다. 올해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 우완 이민호(21), 좌완 김윤식(22)도 대표 영건들. 여기에 팔꿈치 수술을 받고 돌아올 좌완 손주영(24), 정규시즌 막판 2위를 확정짓고 선발 기회를 받은 이지강(23), 강효종(20), 김영준(23)까지. 영건들만 봐도 배부른 LG다. 여기에 이상영까지 상무에서의 스텝업을 유지해서 돌아온다면 영건들로만 1군 투수진을 꾸려도 될 수준의 투수진이 만들어진다.
이상영의 전역일은 내년 6월이다. 플레이오프도 플레이오프지만, 돌아올 좌완 영건에 대한 기대감까지 부풀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