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111승을 거두며 여유롭게 포스트시즌 1번 시드를 획득하며 의기양양하게 포스트시즌을 준비했다. 그런데 시리즈 운영과 향방이 불안하다. LA 다저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선발만 고민이 아니다. 타선의 출루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 것도 고민거리다.
다저스는 내심 안심했을 것이다.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뉴욕 메츠를 간신히 꺾고 올라온 것이 다행일 듯 싶었다. 시리즈가 3차전까지 이어지며 샌디에이고가 다르빗슈, 블레이크 스네르, 조 머스그로브까지 3명의 선발 투수를 모두 소진하고 올라왔다. 그리고 올해 정규시즌 상대전적에서 14승5패로 압도했던 샌디에이고였기에 자신감이 컸다. 올 시즌 포함, 최근 28경기로 맞대결 시점의 범위를 넓혀봐도 23승5패를 기록 중이었다. 숙적이라고는 하지만 자신감이 충만해지는 상대였다.
하지만 디비전시리즈 홈에서 치른 2경기를 1승1패로 마쳤다. 다저스로서는 불만족스러운 결과였을 터. 훌리오 유리아스, 클레이튼 커쇼가 나왔음에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그리고 3,4차전에서는 다소 불안한 투수 운영을 해야 한다. 3차전 선발 투수는 토니 곤솔린. 팔뚝 부상에서 8월 한 달 가량을 건너뛰었고 정규시즌 막판에서야 복귀했다. 곤솔린이 선발로 나서더라도 긴 이닝 소화는 어렵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곤솔린의 투구수를 75개로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곤솔린의 뒤에는 우완 파이어볼러 더스틴 메이와 좌완 앤드류 히니가 대기한다. 1+1이라고 불리는 텐덤 전략으로 3차전을 운영해야 한다. 불펜진의 뎁스가 두텁긴 하지만 선발 투수가 어느 정도 책임지지 않으면 결국 경기 운영은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선발만 고민해서는 안된다. 결국 타격으로 점수를 내야 이길 수 있는데, 타선이 원활하게 터지지 않고 있다. 다저스는 2경기에서 타율 2할5푼4리 OPS .855로 나름의 공격력을 선보이고 있다. 2경기 8득점. 그러나 8점 중 솔로포로만 4점을 뽑았다. 득점권 타율은 1할8푼8리, OPS는 .629로 뚝 떨어진다.
맥스 먼시(.429), 윌 스미스(.333), 트레이 터너(.333), 프레디 프리먼(.286) 등의 화력은 문제 없다. 문제는 리드오프로 나서고 있는 무키 베츠의 침묵이다. 2020년 트레이드로 합류한 뒤 12년 3억6500만 달러(약 5265억 원)의 장기계약을 맺고 2020년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이끌었던 ‘빅게임 선수’지만 올해 디비전시리즈 2경기에서는 침묵 중이다. 8타수 1안타, 타율 1할2푼5리에 그치고 있다. 공격 첨병이자 해결사의 타격이 침묵하니 타선의 득점도 결국 한 방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여러모로 베츠가 활로를 뚫어줘야 다저스의 공격력도 괜찮아질 수 있을 터. 다저스 소식을 다루는 매체 다저네이션은 ‘디비전시리즈에서 좋은 모습보다 나쁜 모습을 더 많이 보여줬다. 베츠는 분명히 반등할 것이다는 게 보편적인 의견이다. 이전에도 포스트시즌을 여러차례 출전했고 MVP를 수상한 데에는 분명히 이유가 있다’라면서도 우려의 지점을 설명했다.
LA 스포츠 라디오의 데이비드 바세 기자는 우려스러운 점을 지적했다. 그는 “베츠는 훌륭한 선수다. 하지만 올 시즌 성적은 5월과 8월에 괴물같은 성적으로 만들어졌다. 그는 매우 몰아쳤던 타자다. 다저스는 베츠가 빨리 ‘핫존’을 되찾는 걸 원할 것이다. 올해 마지막 달도 평균적이었다. 베츠는 불링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야구에 다시 집중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베츠는 4월 타율 2할3푼에 그쳤지만 5월에 타율 3할4푼2리(114타수 39안타) 12홈런 27타점 OPS 1,157로 폭발했다. 그리고 6월 타율 1할9푼3리 2홈런 7타점 OPS .523, 7월 타율 2할4푼8리 6홈런 12타점 OPS .820으로 부진하다가 8월에 반등, 타율 3할3푼(109타수 36안타) 9홈런 18타점 OPS 1.080으로 살아났다. 두 달의 성적에 속아서는 안되고 꾸준한 베츠의 모습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것.
다저네이션은 ‘다저스가 디비전시리즈, 나아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원한다면 베츠가 5월과 8월의 MVP급 활약을 펼쳐야 한다. 베츠가 빨리 타격감을 되찾기를 바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