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 타이거즈가 어이없는 두 차례 실책 때문에 일본시리즈 진출이 좌절됐다.
한신은 지난 14일 일본 도쿄도 메이지진구 야구장에서 열린 야쿠르트와의 클라이맥스 시리즈 파이널 스테이지 3차전에서 3-6 역전패를 당했다. 한신은 1~3차전을 모두 패배, 리그 우승팀 야쿠르트가 어드밴티지 1승을 포함해 4승을 거두면서 일본시리즈 진출이 좌절됐다. 1985년 이후 37년째 무관이 이어졌다.
경기 초반에는 한신이 기세를 올렸다. 4회 요카와 나오마사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뽑았고 5회에는 오오야마 유스케의 2타점 적시타가 터지며 3-0까지 달아났다. 선발투수 아오야기 코요도 6회까지 야쿠르트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사고는 7회에 터졌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아오야기는 도밍고 산타나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아웃카운트 2개를 빠르게 잡아내며 2사 1루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후 대타 아오키 노리치카의 몸에 맞는 공과 시오미 야스타카의 볼넷으로 2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아오야기는 만루 위기에서 야마사키 코타로에게 평범한 땅볼 타구를 유도했다. 그런데 타구를 잡은 1루수 제프리 마르테가 2루 베이스로 들어간 유격수의 키를 넘어가는 악송구를 하면서 2점을 헌납하고 말았다.
추격을 허용한 한신은 곧바로 불펜진을 가동했지만 미야모토 타케시가 볼넷으로 걸어나가며 다시 2사 만루가 만들어졌고 타석에서는 일본인 선수 최다홈런을 기록한 무라카미 무네타카가 들어왔다.
모두가 홈런을 기대하는 상황에서 무라카미는 호쾌한 타구가 아닌 느린 1루 방면 땅볼을 치고 말았다. 그런데 타구가 너무 느린 나머지 투수 하마치 마스미가 글러브 토스를 시도하다가 1루수 키를 넘겨버렸고 그 사이 주자가 모두 홈으로 들어가면서 3-5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기록은 내야 안타와 실책. 두 차례 실책으로 역전을 허용한 한신은 결국 충격을 극복하지 못했다.
일본매체 주니치신문은 “야노 아키히로 감독의 마지막은 ‘설마’로 시작했지만 ‘역시’로 끝났다. 한신은 15일부터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이 돌아온다”라며 한신의 충격적인 패배 소식을 전했다.
야노 감독은 “아슬아슬한 플레이를 했다. 하지만 그 타구를 아웃시킬 수 있는 팀이 되어야한다. 지금으로는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그런 사실을 받아들이고 성장해 나갈 수밖에 없다. 물론 이길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던 만큼 억울하고 아쉽다. 야구의 어려움 등 여러가지를 오늘 1경기만으로도 경험할 수 있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반대로 상대 실책 덕분에 일본시리즈에 진출한 야쿠르트 다카쓰 신고 감독은 “무라카미가 멋진 타격을 했다. 마지막에 결국 쳐줬다. 어떻게든 이어가려는 자세가 돋보였다. 상대의 실책, 4사구, 그리고 무라카미의 스퀴즈 덕분이다”라고 무라카미를 향해 농담을 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무라카미는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고 다카쓰 감독은 “일부러 (그런 타구를 쳤나)?”라며 농담을 멈추지 않았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