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내야수 김하성(27)이 빅리그 2년 차에 ‘가을무대’에서 중용되고 있다.
메이저리그 무대에 뛰어든 첫 해에는 부침을 겪었지만, 성공사를 쓰고 있다. 아직 화려하지는 않지만 내로라하는 선수들 틈에서 안정적인 플레이, 임팩트를 보여주고 있다. 그를 아끼고 잘 알고 있는 선배도 응원을 보낸다.
키움 히어로즈 강병식(45) 타격 코치는 김하성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선배, 지도자 중 한 명이다. 강 코치는 지난 2002년 현대 히어로즈 시절부터 2012시즌 끝으로 은퇴 후에도 ‘원클럽 맨’으로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김하성은 타격 파트를 맡은 강 코치의 제자 중 한 명이다. 김하성은 2014년 넥센(현 키움)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뛰어 들었다. 누구보다 강 코치가 잘 아는 선수다.
강 코치는 그런 김하성이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자기 뜻을 잘 펼치고 있다는 게 뿌듯하다. 강 코치는 “(KBO리그에서)인정을 받고 메이저리그로 간 선수다”며 “지난해에는 적응 기간이었다. 원하는 성적,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런데 그런 점이 하성이에게는 더 동기부여가 됐다. 열정이 더 생긴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하성은 빅리그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 117경기에서 타율 2할2리, 8홈런, 34타점, 출루율 .270, 장타율 .352, OPS .622을 기록했다. 빅리그 진출 전 KBO리그에서 타율 3할6리에 30홈런, 109타점을 올린 선수가 만족할 성적이 아니었다.
하지만 강 코치 말대로 첫해 아쉬움이 그에게는 더 자극이 됐다. 강 코치는 “지난해 겨울 하성이를 만났다. 그때 ‘야구를 해서 너무 좋았다’고 하더라. 그런데 반대로 ‘뭐가 힘든가’라고 물었더니 ‘야구하는 게 힘들다’라고 답하더라. 그라운드나 실내 등 모든 환경이 좋았는데 ‘필드에서 뛰고 싶었다’고 했다. ‘훈련을 하러 미국에 온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런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열정은 넘쳤지만, 그에게 주어진 기회가 아쉬웠던 것이다. 물론 자신의 능력을 다 보여주기에는 적응하는 시간도 필요했다. 쉽지 않은 데뷔 시즌이었다. 그래도 김하성의 의지는 2년 차인 올해 더 나은 성적으로 이어졌고, 가을 무대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강 코치는 “하성이는 겉모습만 보면 와일드한 선수다. 방망이 휘두르는 것을 보면 거칠어 보인다. 하지만 자신만의 노림수가 있는 선수다. 카운트 싸움을 할 줄 아는 선수다. 상황에 맞게 컨택을 할 줄 알고, 장타가 필요할 때는 노림수를 갖고 휘두르기도 한다. 상황에 맞는 타격을 할 줄 아는 타자다”라고 추켜세웠다.
김하성은 지난 13일(한국시간) LA 다저스와 2022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 ‘톱타자’로 나서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김하성의 1번 타자는 흔히 볼 수 없는데, 메이저리그 가을 무대에서 보게 됐다. 그리고 그는 기대에 부응했다.
강 코치는 후배가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섰고, 힘든 길을 달리기도 하지만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믿는다”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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