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례 드래프트 낙방→육성 선수→현역 복무…역대 최고령 신인왕에 도전하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10.15 06: 28

"포기하지 않으면 기회는 온다."
한화 이글스의 김인환(28)은 숱한 역경을 이겨낸 선수다. 좌절하지 않고 희망을 좇으며 마침내 1군에서 자리를 잡았다.
김인환은 화순고, 성균관대를 거쳐 2016년 한화이글스에 육성선수로 입단했다. 고교 시절, 대학 시절, 두 차례나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낙방한 그에게 육성선수는 프로 무대를 밟기 위한 마지막 수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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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성선수 입단 후에도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퓨처스리그에서는 상위 지명 유망주들에게 먼저 기회가 주어졌다. 김인환은 묵묵히 때를 기다리며 자신의 기량을 갈고 닦았다. 그 결과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퓨처스리그에서 주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당시 김인환과 함께 퓨처스리그에서 동고동락했던 윤승열 전력분석원은 김인환이 준비된 선수였다고 말한다.
윤승열 분석원은 "(김)인환이는 퓨처스에서부터 다른 것 안하고 묵묵히 운동만 했던 선수다. 지금 1군에서 보여주는 모습과 다를 게 없다"며 "퓨처스에서도 그렇고 준비된 상태에서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고 잡는 스타일이다. 언제나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꿋꿋히 잘 버텨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친구인 김인환에 대해 설명했다.
1군에서 뛸 기회를 잡는 것도 쉽지 않았다. 퓨처스리그에서 5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리는 등 맹타를 휘둘렀던 2018년에는 처음 1군의 부름을 받았지만 단 4경기만에 말소됐고, 2019년에는 18경기를 뛴 것이 1군 기록의 전부였다.
당시 1군에는 김태균, 이성열 등 쟁쟁한 선배들이 포지션을 지키고 있는 상황. 김인환은 병역의무 이행을 위해 상무에 지원했으나 이 마저도 쉽지 않았다. 1차에서 합격했지만 2차에서 최종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결국 김인환은 현역으로 입대, 포천의 5포병여단에서 측지병으로 군복무를 마쳤다.
김인환은 "드래프트에서 지명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많이 힘들었고, 상무에 탈락했을 때는 허무함이 있었다. 나는 안 되는건가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군대 갔다 와서 또 한 번 해보자'라고 생각하며 계속 희망을 잃지 않으려 했다"며 "힘든 경험들을 이겨내면서 멘탈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제대 후 김인환은 2021년 퓨처스리그에서 실전 감각을 되찾은 뒤 2022년 5월부터 마침내 1군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팀의 4번타자를 맡는 등 팀 내 최다인 16홈런에 세 자릿수 안타(104개)를 기록했다. 풀타임 1군 시즌을 처음 치른 선수로서 기대 이상의 활약이었다. 
이런 김인환의 마지막 결실은 '최고령 신인왕'이다. 신인 데뷔 시즌 최다 홀드(23개)를 기록한 두산 정철원, 삼성 리드오프 김현준, SSG의 신예 거포 전의산 등이 김인환의 경쟁 대상이다. 김인환 스스로는 신인왕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고 있지만 역경을 이겨내고 뒤늦게 만개한 김인환의 스토리와 신인왕이라는 성과가 이어진다면 완벽한 스토리텔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인환은 "힘든 경험들을 이겨내면서 멘탈이 강해졌다. 예전엔 쫓긴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올해는 처음 1군 올라올 때부터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에 나갔다"며 "내가 계속 1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면서 다른 육성선수들에게 '포기하지 않으면 기회는 온다'는 희망을 전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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