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3억 달러(약 4284억 원)의 가치로 재평가 받기를 원하는 것일까. 메이저리그 대표 악동 유격수 카를로스 코레아(28)가 1년 만에 다시 FA 시장에 나온다.
코레아는 14일(이하 한국시간) 푸에르토리코 매체 ‘엘 누에보 디아’와의 인터뷰에서 옵트아웃 조항으로 FA 시장에서 가치를 재평가 받겠다고 선언했다.
코레아는 “옵트아웃 권리를 행사해서 FA 시장에 나갈 것”이라면서 “올해를 돌아보고 내 건강, 28세에 커리어에서 전성기를 맞이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게 올바른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코레아는 지난해 FA 자격을 취득했지만 시즌 개막 직전까지 계약을 맺지 못했다. 미네소타 트륀스와 3년 1억530만 달러(약 1503억 원)의 계약을 맺었다. 연평균 3500만 달러(약 500억 원)에 달하는 계약이었다. 지난해 FA 시장에서 같은 유격수 포지션이었던 코리 시거가 텍사스와 10년 3억2500만 달러(약 4641억 원) 계약을 맺은 것을 감안하면 코레아의 계약은 초라했다. 연평균 금액은 시거의 3250만 달러(약 464억 원)을 넘어섰지만 총액 기준으로는 본인이 원하던 금액은 아니었다.
코레아는 지난해 줄곧 총액 3억 달러 이상 규모의 계약을 원했다. 지난해 여러 매체에서 매긴 FA 랭킹 1위를 놓치지 않았다. 친정팀 휴스턴의 5년 1억6000만 달러(약 2284억 원) 제안에 콧방귀도 뀌지 않았다. 코레아는 자신을 시거 이상의 가치를 가졌다고 여겼다. 그러나 시장이 열리자 처지가 달라졌다. 시거는 지난해 11월 말, 직장폐쇄 직전 텍사스와 사인하며 일찌감치 둥지를 찾았다. 코레아는 시즌 직전에서야 계약을 맺었다.
코레아의 악동 이미지, 부상 이력 등이 발목을 잡았다. 2017년 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 당시, 사인훔치기 있었다는 스캔들이 폭로되자 “우리의 우승은 정당하고 공정했다”, “이제 와서 뭐라고 할 것인가, 이미 우리는 우승팀”, “자세한 사실을 모르면 입 다물라”라는 등의 발언으로 빈축을 샀다. 또한 뉴욕 양키스의 레전드인 데릭 지터를 향해서도 “골드글러브를 5번 받았지만 그럴 자격이 없다”라는 등의 ‘초대형 어그로’까지 끌었다. 악동 이미지가 굳어졌다. 여기에 최근 손가락, 갈비뼈, 허리 등 잦은 부상으로 결장하면서 인기가 시들해졌고 3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계약도 힘들어졌다.
결국 코레아는 3년 단기 계약에 옵트아웃 조항까지 삽입된 계약으로 재기를 노렸다.
올해 코레아는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타율 136경기 2할9푼1리(522타수 152안타) 22홈런 64타점 70득점 OPS .834의 기록을 남겼다.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은 ‘팬그래프’ 기준 4.4, ‘베이스볼-레퍼런스’ 기준 5.4였다. 올해 미네소타 타자들 가운데 가장 팀에 공헌도가 높은 선수였다. wRC+(조정 득점 생산력)은 140을 기록했는데 메이저리그 규정타석 유격수 중 가장 높은 수치였다. 코레아는 올해 계약 첫 시즌 동안 자신의 몫은 충분히 다했다.
다만, 올해 수비로 막아낸 실점을 수치화 한 DRS(Defensive Run Saved)기록은 데뷔 후 가장 낮은 +3에 그쳤다. 지난해 +20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현격하게 떨어졌다. 또한 평균적인 수비수보다 몇개의 아웃카운트를 더 처리했는지를 나타내는 OAA(Outs Above Average) 수치도 -3으로 2017년 이후 최악이었다. MLB.com은 ‘코레아의 2018~2021년 OAA +48은 메이저리그 유격수 중 4번째’라고 설명했다.
공수 모두 화려한 유격수 코레아를 향한 가치는 누구나 인정한다. 하지만 악동 이미지가 박혀있고 부상 우려, 수비력 하락까지 겹친 게 현재의 코레아다. 코레아가 시장에 나온 것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스스로 여기기 때문. 지난해 이루지 못했던 ‘3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받기를 원할 것이다. 과연 코레아는 다시 한 번 나선 FA 시장에서 ‘3억 달러가 적힌’ 계약서에 도장을 찍을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