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미래를 이끌 2년차 좌완 선발 이의리(20)가 귀중한 경험을 하고 2022년 일정을 마쳤다.
KIA는 1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KT 위즈와 1차전에서 2-6으로 패했다. 선발 등판한 외국인 투수 션 놀린이 2회까지 퍼펙트 투구를 펼치다가 3회 들어 무너졌다. 이후 8회에는 팀의 5번째 투수로 등판한 이의리가 고개를 숙였다.
KIA가 2-3으로 끌려가던 8회말. 벤치는 이의리는 마운드에 올렸다. 이미 선발 요원 외국인 투수 션 놀린과 토머스 파노니는 투구를 마친 상황이다.
마운드에 오른 이의리는 첫 타자 황재균을 포수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처리했다. 알포드에게는 볼넷을 내준 뒤 박병호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으면서 이닝을 끝내는 듯했다. 그러나 장성우와 오윤석에게 잇따라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에 몰렸다.
KIA 벤치는 급하게 장현식을 올렸지만 실점을 막지 못했다. 장현식이 배정대에게 3타점 싹쓸이타를 허용했다.
경기 후 김종국 감독은 “내가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했다. 내가 미흡했다”고 자책하면서도 “이의리가 올 시즌 너무 잘 해줬다. 1이닝만 막아준다면 9회 반격도 생각해봤으나 결과가 안 좋게 나왔다”고 아쉬워했다.
이의리의 제구가 흔들렸지만 더 빠른 교체가 이뤄지지 않은 게 아쉬운 상황이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김 감독은 “많은 경험이 됐을 것이다. 내년에는 더 높은 곳을 향해 준비를 잘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이의리도 마찬가지로 귀중한 경험을 했다. 이번 와일드카드전은 이의리에게 첫 가을야구 무대였다.
경기 전 그는 “선배들이 시즌 치르는 것과 똑같이 하라고 하시더라. 포스트시즌이라고 생각하면 힘이 들어가니까 남은 경기 치르는 느낌으로 하라고 했다”며 선배들의 조언을 떠올렸다. 베테랑 좌완 양현종은 “큰 경기에서 힘이 들어갈 수 있다. 쉽지 않겠지만 계속 ‘편하게 하자’라고 말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 가운데 이의리는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떠올려보기도 했다.
이의리는 “최형우 선배는 농담으로 한국시리즈 3차전에 나갈 거니까 대기하라고 하시더라. 네가 안 나오면 이길 거라고 하셨다. 그럴 수만 있다면 안 나갈 수도 있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만큼 한국시리즈까지 가면 좋겠다는 바람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2022년 가을야구는 하루 만에 끝났다. 그래도 이의리는 20세 젊은 선수다. 과거, 현재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선수다. 쓴맛을 봤지만, 그에게 첫 가을야구는 분명 큰 경험이 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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