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외야수 배정대(27)가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가을 무대’에서 가장 빛난 하루를 보냈다.
배정대는 1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KIA 타이거즈와 1차전에서 중견수 겸 7번 타자로 선발 출장해 3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 활약을 펼치며 팀의 6-2 승리를 이끌었다.
팀이 앞서는 상황이었지만 귀중한 3타점 적시타를 보태며 KT는 준플레이오프 티켓을 거머쥐게 됐다. 경기 후 배정대는 ‘데일리 MVP’로 뽑혔다. 그에겐 프로 데뷔 후 첫 포스트시즌 MVP로 뽑힌 날이 됐다.
경기 후 그는 “시즌 때 끝내기 안타보다 이날 중요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더 짜릿한 것 같다”면서 “솔직히 오늘은 ‘(MVP)내 것이다’라고 생각했다”고 기뻐했다. 8회 귀중한 적시타 하나로 그는 상금 100만 원과 리쥬란 코스메틱 100만 원 상당의 상품을 받는다.
배정대는 “김강 타격 코치님이 ‘슬라이더를 노렸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초구부터 슬라이더를 생각했는데, 치기 어려운 코스로 들어와서 그냥 보냈다. 그 다음 직구가 낮게 들어왔다. 그리고 슬라이더가 그 다음에 들어올거라고 생각했다. 노리고 쳤는 데 잘 맞지는 않았다. 코스가 좋았다”고 되돌아봤다.
배정대는 3회 볼넷, 7회 좌전안타로 멀티출루를 완성한 뒤 팀이 3-2로 앞선 8회 2사 만루 찬스에서 바뀐투수 장현식을 상대로 3타점 싹쓸이 2루타를 쳤다. 결정적인 안타였다.
이강철 감독도 그런 배정대를 칭찬했다. 이 감독은 “집중력이 좋은 듯하다.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휘두른다. 그때 움츠러들면 투수에게 유리한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 그런데 배정대는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는다. 좋은 공을 놓치지 않는다. 멘탈이 좋다”고 말했다.
배정대는 이 감독의 칭찬에 “감독님이 말하신 게 맞는 듯하다. 2스트라이크 이전에 스윙을 했을 때 파울이 되는 경우가 많은 데 오늘 빠른 카운트 승부로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끝내주는 남자’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배정대. 그는 사실 타격보다 수비력에서 인정을 받은 선수다. 그럼에도 결정적인 상황에서 좋은 타격을 종종 보여주면서 이런 별명이 생겼다. 지난 2014년 LG 입단 후 2015년 프로에 데뷔한 그는 통산 끝내기 안타가 7차례다. 희생플라이까지 하면 8번이다.
클러치 능력도 갖춘 선수다. 그런 능력이 올해 가을야구 첫 날 발휘된 것이다. 물론 끝내기 상황은 아니었지만, 끝내기만큼 귀중한 안타였다. 그래서인지 그 어느 때보다 격한 세리머니도 나왔다. 그는 “왜 그런지 모르겠다. 반사적으로 몸이 반응한 듯하다”며 “시즌 때 끝내기 안타보다 이날 중요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더 짜릿한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배정대는 16일 정규시즌 3위 키움 히어로즈가 기다리는 고척 스카이돔으로 향한다. 준플레이오프 무대에서도 배정대는 ‘끝내주는 남자’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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