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 A급 투수 누구 있나? 현실 직시해야" 138승 레전드 코치의 묵직한 메시지 [오!쎈 인터뷰]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2.10.13 10: 33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배영수(41) 롯데 자이언츠 1군 투수 코치의 목소리에는 자신감과 책임감이 묻어났다. 
롯데는 지난 12일 '배영수 전 두산 베어스 투수 코치를 1군 투수 코치로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배영수 코치는 경북고를 졸업한 뒤 2000년 삼성에 입단해 한화와 두산에서 뛰었다. 1군 통산 499경기에 등판해 138승 122패 3세이브 7홀드(평균자책점 4.46)를 거뒀다. 2004년 정규 시즌 최우수 선수(MVP)와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2005년과 2006년 삼성의 한국시리즈 2연패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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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하향 곡선을 그렸으나 끊임없는 노력 끝에 보란듯이 재기에 성공했다. 두산 시절이었던 2019년 한국시리즈 우승 마무리 투수라는 멋진 피날레로 현역 생활의 마침표를 찍었다. 
배영수 코치는 현역 은퇴 후 2020년부터 두산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으며 지난해부터 2년간 1군에서 불펜 코치와 투수 코치를 역임했다.
그는 "제가 롯데와 인연이 많다. 코치로 갈 줄 꿈에도 몰랐다. 여러가지 일이 많았는데 롯데 팬들께서 시원하게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롯데 팬들은 야구에 대한 열정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배영수 코치는 "사직 원정 경기 때 팬들의 응원은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 롯데는 선수라면 누구나 한 번쯤 뛰고 싶은 팀 아닌가. 제가 코치로서 좋은 성과를 낸다면 팬들께서 박수 쳐주실 거고 그렇지 않으면 비난을 받는 게 당연하다. 프로 유니폼을 입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숙명과도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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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수 코치의 롯데행은 결코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 칠성초등학교와 경복중학교에서 함께 뛰면서 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키웠던 성민규(40) 단장의 러브콜에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됐다. "고민을 진짜 많이 했다. 성민규 단장님과 오랫동안 함께 하면서 서로 부탁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제게 처음으로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그 한 마디에 롯데행을 결심하게 됐다". 배영수 코치의 말이다. 
롯데에는 발전 가능성이 높은 매력적인 투수 자원이 풍부한 편. 하지만 배영수 코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매력이 있는 것과 야구를 잘하는 건 다르다. 저는 선수들을 냉정하게 볼 생각이다. 롯데 투수들을 A,B,C등급으로 나눈다면 A급 선수는 거의 없다.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마다 하위권에 맴도는데 상위권으로 도약하기 위해 열심히 땀 흘려야 한다. 1군 투수라면 1군 투수답게 준비하고 그에 걸맞은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 그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배영수 코치는 또 "선수는 당일 컨디션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기에 컨디션 관리를 잘해야 한다. 데이터를 살펴보면 중요한 시기에 페이스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전력 분석팀, 트레이닝 파트 등 관련 부서와 협의해 해답을 찾을 생각이다. 선수 스스로 월별, 요일별 성적을 파악하고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롯데 팬들은 두산 시절 뛰어난 지도 능력을 선보인 배영수 코치 영입을 반기는 분위기. 이에 "코치 한 명이 왔다고 바뀌는 건 없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롯데의 현실을 이야기해주는 거다. 요즘 표현대로 뼈 때리는 이야기를 많이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이면서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중요하다. 선수들과 대화를 통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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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수 코치는 "외부에서 '롯데에 젊고 가능성 있는 투수가 많은데 왜 5강에 진출하지 못하냐'는 이야기를 하시는데 모두가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선수들도 스스로 왜 안됐을까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간이 해결해주는 건 아니다. 프로야구 40년 동안 유망주가 얼마나 많았는가. 스스로 유망주의 틀을 깨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고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배영수 코치는 선수들의 의식도 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조금만 잘하면 슈퍼 스타라고 여기는데 이대호만큼 해야 슈퍼 스타 아닌가. 10승 한 번 했다고 슈퍼 스타가 되는 것도 아니고 잘 생겼다고 슈퍼 스타는 아니다. 또 10점 차 지고 있는데 150km 던졌다고 좋아해선 안 된다. 1점 차 이기고 있을 때 150km 던질 수 있는 투수가 필요하다. 현실성 있게 야구하자는 의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수들을 향해 묵직한 메시지를 보냈다. 배영수 코치는 "마무리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다면 스프링캠프에 못 간다. 누구든 예외는 없다. 모든 투수들의 출발선은 동일하다. 대신 성과를 낸 선수는 그만큼 대접해주겠다. 주니치 드래건스에 계신 오치아이 에이지 코치님께서 '실전 있는 투수는 확실히 대접해준다'는 걸 제대로 알려주셨다. 그렇게 대접받기 위해 스스로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제일 중요한 건 땀이다. 운동 선수는 열심히 해야 자신감이 붙고 실력이 좋아진다. 롯데 자이언츠의 전설 최동원 선배님께 부끄럽지 않은 투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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