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때와 분명히 다른 투수가 된 것 같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다르빗슈 유(36)는 지난 2017년 월드시리즈를 잊을 수 없을 것이다.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다저스로 트레이드된 이후 포스트시즌에 나섰다. 다저스는 다르빗슈가 우승의 한 축이 되어주길 바랐다.
그러나 다르빗슈의 영입은 모두에게 악몽이 됐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월드시리즈 2경기에 등판했지만 모두 패했다. 모두 참사 수준의 투구 내용이었다. 이전까지 다르빗슈의 가을야구 성적은 나쁘지 않았고 챔피언십시리즈까지도 다르빗슈는 자신을 영입한 이유를 스스로 증명하고 있었다. 2경기 11⅔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월드시리즈는 달랐다. 3차전 ⅔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4실점, 그리고 3승3패로 맞서 우승이 달려 있던 7차전 1⅔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5실점(4자책점)으로 조기 강판을 당했다. 7차전은 홈인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렸는데 홈 팬들은 우승을 위해 데려온 선수가 처참하게 무너졌으니, 다저스 팬들의 시선이 고울 리 없다.
이후 다르빗슈는 시카고 컵스와 6년 1억2600만 달러 계약을 맺고 떠났다. 그리고 다저 스타디움을 찾을 때마다 아직도 야유를 받는다.
지난해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된 다르빗슈는 올해 에이스로 돌아왔다. 30경기 16승8패 평균자책점 3.10(194⅔이닝 67자책점) 197탈삼진 WHIP 0.95의 기록을 남겼다. 과거의 기량을 되찾은 듯 회춘했다.
그리고 다시 포스트시즌, 다저 스타디움 마운드에 서게 된다. 다르빗슈는 1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지난 8일 뉴욕 메츠와의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 선발 등판해 7이닝 6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4일 휴식 후 다시 마운드에 오른다. 팀은 1차전에서 3-5로 패했다.
다르빗슈는 시리즈 원점을 만들고 홈인 샌디에이고 펫코파크로 돌아가야 하는 중책을 안고 마운드에 오른다. 당연히 과거 다저스타디움에서의 악몽을 언급할 수밖에 없다. 다르빗슈는 디비전시리즈 1차전을 앞두도 취재진과의 자리에서 “구장이 많이 바뀌지 않았지만 나 자신은 그때와 다른 투수가 되어서 돌아온 것 같다. 경험이 쌓였고 나이가 들면서 달라진 것 같다”라면서 “2017년의 경험에서 배울 것이 많았다. 더 나은 투수로 성장하는데 도와줬다. 주변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경험에서 성장했다”라며 2017년의 경험으로 더 성숙해졌다고 밝혔다.
지난 메츠와의 경기에서 오른손 엄지 발가락에 물집이 터졌지만 문제는 없다고. 그리고 상대 투수로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를 만나게 된다. 그는 “이곳 마운드에서 커쇼를 상대하는 것만으도 매우 영광이다”라면서 서로 간의 선전을 다짐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