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제~ 잘 부탁해”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T-LG의 시즌 최종전. LG가 4-5로 뒤진 9회초, LG 마무리 고우석이 마운드에 오르자 잠실구장을 찾은 키움팬이 스케치북에 응원 문구를 적어서 펼쳐 보였다. “매제~ 잘 부탁해”라고 적혀 있었다.
지난 10일 고우석과 이정후의 여동생의 결혼 소식이 전해졌다. 고우석의 에이전시 리코스포츠는 “고우석 선수가 내년 1월 6일 서울에서 이종범 감독의 딸과 결혼한다”라고 전했다.
고우석의 예비 신부는 이정후의 여동생이다. 고우석은 ‘바람의 아들’ 이종범의 사위가 되고, 이정후의 매제가 된다. 프로야구 스타 가족의 탄생이다.
고우석이 등판하자, 키움팬은 “매제~ 잘 부탁해”라는 재치있는 응원 문구를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다. 그런데 1점 뒤졌던 LG는 9회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만들며 키움과 이정후, 이정후의 여동생 모두를 웃게 만들었다.
일단 고우석이 9회초 심우준, 박병호, 배정대를 깔끔하게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9회말 LG 공격에선 서건창, 홍창기, 박해민의 3연속 안타가 이어지면서 무사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이후 채은성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서건창이 동점 득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2사 1,2루에서 오지환이 우익수 키를 넘어가는 끝내기 안타를 때려 극적인 6-5 역전승을 거뒀다.
LG의 승리는 곧 키움의 기쁨이었다. 시즌 최종전까지 3~4위 경쟁을 하는 KT와 키움의 희비가 극적으로 엇갈렸다.
KT는 충격적인 역전 끝내기 패배를 당하면서 80승2무62패가 됐다. 키움(80승2무62패)과 동률이 됐다. 그런데 상대전적에서 키움이 8승1무7패로 앞서, 키움이 극적으로 3위를 차지하며 준플레이오프 티켓을 거머쥐었다. KT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밀렸다.
LG가 KT의 발목을 잡아채면서 키움 선수단, 키움 팬들이 모두 즐거워하는 순간이 됐다. 9회초 무실점으로 막은 고우석은 끝내기 승리로 인해 승리 투수가 됐다.
고우석과 이정후는 동갑내기로 2017년 프로 입단 동기다. 학교는 달랐지만 국가대표에서 함께 뛰면서 고교 시절부터 절친한 사이였다. 그로 인해 고우석은 자연스레 이정후의 여동생과도 친분이 쌓였다.
고우석의 소속 에이전시에 따르면, “두 사람은 평소 알고 지내던 사이에서 연인으로 발전해 사랑의 결실을 보았다”고 전했다. 고우석은 예비 신부에게, 그리고 친구 이정후에게 좋은 선물을 한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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