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시나리오를 짠 것 처럼 만화 같더라.”
이강철 KT 감독은 10일 NC전에서 터진 박병호의 대타 홈런을 두고 하루가 지난 뒤에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박병호는 10일 수원 NC전에서 3-2로 앞선 8회 2사 1루에서 황재균의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다. NC 투수 송명기의 2구째 직구(142km)를 따려 좌중월 2점 홈런을 터뜨렸다. 승부의 쐐기를 박는 대타 홈런이었다. 8일 KIA전에 이어 2경기 연속 대타 홈런.
이 감독은 11일 잠실구장에서 ‘박병호 홈런 때 만세를 불렀더라’를 말에 “만세까지는 안 했다. 여기까지 올렸다”며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어깨까지 들어올린 자세를 보여줬다.
1점 차 상황, 상위 타순에서 대타를 두고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이 감독은 “사람이냐 승리냐 그랬던 거 같다. (병호가) 1년을 너무 고생했는데 마지막 홈 경기에서 상위타순에 걸리더라. 한 명만 살아나가면 대타를 쓸 생각이었다. 성우가 나가고, 병호를 홈 팬들 앞에서 박수를 받게 해 주고 싶었다”며 “1점차이지만 사람을 택했다. 1점은 재윤이가 충분히 막을 수 있는 타선이라 생각했다. 재균이에게 미안하다고 하고 병호를 대타로 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게 해서 대타로 내보냈는데, 홈런을 치니까 나도 모르게 손이 올라갔다. 그냥 경기에서 이긴 것이 아니고, 그런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액션이 나왔다. 사람을 믿었는데 이렇게 돌아오니까 좋아서 그랬다”고 웃으며 말했다.
박병호는 발목 인대 부상에서 회복했지만, 아직 주루 플레이가 완전치 않다. 그래서 대타로 출장 중이다. 11일 LG전에도 박병호는 대타로 대기한다.
이 감독은 “오늘은 2타석 정도 내보낼 생각이다. 지명타자 자리에 대타로 기용하거나, 다른 타순에서 찬스가 오면 대타로 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지명타자는 김준태다. 임찬규 상대로 강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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