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 타이거즈가 9회말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하고 클라이맥스 시리즈 파이널 스테이지에 진출했다.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즈는 결정적인 기회를 허무하게 날리며 가을야구가 3경기 만에 끝났다.
한신은 지난 10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코하마와의 클라이맥스 시리즈 퍼스트 스테이지 3차전에서 3-2로 승리했다. 한신(68승 4무 71패)은 센트럴리그 3위에 머물렀지만 리그 2위 요코하마(73승 2무 68패)를 상대로 업셋을 해냈다.
선취점은 요코하마가 먼저 가져갔다. 2회 미야자키 토시로가 선제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3회에는 1사 2, 3루에서 폭투로 한 점을 더 달아났다.
그렇지만 1985년 이후 37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한신의 의지도 대단했다. 4회 사토 테루아키가 추격의 솔로홈런을 날렸고, 6회에는 치카모토 고지의 동점 1타점 2루타와 하라쿠치 후미히토의 역전 1타점 적시타로 경기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이후 양 팀은 모두 추가 득점 없이 팽팽하게 맞섰다. 패배하면 그대로 가을야구가 끝나는 요코하마는 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9회초 마무리투수 야마사키 야스아키를 투입하며 총력전을 벌였다.
야마사키는 한신 타자들에게 탈삼진 2개를 뺏어내며 완벽하게 9회초를 막았다. 기세를 올린 요코하마는 9회 반격에 나섰다. 선두타자 마키 슈고가 안타로 출루하며 마지막 기회를 만들었다. 미야자키는 삼진을 당했지만 네프탈리 소토가 볼넷으로 걸어나갔고 대타 타일러 오스틴의 안타로 1사 만루가 만들어졌다.
최고의 찬스를 잡은 요코하마는 베테랑 후지타 카즈야를 대타로 투입했다. 그렇지만 후지타는 초구에 2루수-포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치고 말았다. 경기는 그대로 한신의 승리로 끝났고, 1루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들어간 후지타는 한동안 1루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일본매체 데일리스포츠는 “미우라 다이스케 감독은 1사 만루에서 베테랑 후지타를 대타로 투입했다. 하지만 설마했던 병살타가 나와 그대로 경기는 끝. 후지타는 머리부터 1루로 뛰어들었지만 아웃됐다. 그리고 일어나지 못하고 그대로 1루 베이스에 머물렀다. 벤치에는 선수들이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고 눈물을 흘리는 선수도 있었다”라며 당시의 충격적인 상황을 전했다.
미우라 감독은 “선수들은 잘했다. 정말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싸웠다고 생각한다”라며 아쉬운 패배에도 선수들을 격려했다.
한편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긴 한신 구원투수 유아사 아츠키는 “심장이 터질 것 같다. (마운드에 올라왔던) 감독님은 ‘즐겨!’라고 말씀해주셨다. 즐기는 마음으로 타자를 향해 공을 던졌을 뿐이다. 이제는 야쿠르트를 쓰러뜨리는 것만 남았다”라고 승리를 지켜낸 소감을 말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