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우완 투수 조 머스그로브(30)가 경기 중 심판으로부터 난데없이 귀 검사를 받았다. '백전노장' 벅 쇼월터(66) 뉴욕 메츠 감독의 상대 투수 흔들기 작전이었지만 통하지 않았다.
머스그로브는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플러싱 시티필드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 3차전에 선발등판, 7이닝 1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승리를 거뒀다. 지면 끝나는 포스트시즌 승자 독식 게임에서 7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은 선발투수는 머스그로브가 1903년 이후 최초.
머스그로브의 호투에 힘입어 6-0으로 승리한 샌디에이고는 2승1패로 메츠를 꺾고 디비전시리즈에 진출했다.
1승1패를 주고받은 뒤 마지막 3차전에서 샌디에이고는 머스그로브를 선발로 내세웠다. 머스그로브는 4회까지 퍼펙트로 메츠 강타선을 압도했다. 5회 선두 피트 알론소에게 안타를 맞은 게 이날 경기 유일한 피안타로 이렇다 할 위기조차 없는 안정감을 뽐냈다.
그러자 메츠 벤치에서 움직였다. 6회 이닝 시작 전 쇼월터 메츠 감독이 그라운드에 나와 1루심에게 뭔가를 어필했다. 이에 심판들이 마운드로 향해 머스그로브의 귀를 확인했다. 유난히 번들번들한 머스그로브의 귀를 만지면서 이물질 사용 여부를 확인했다. 검사 결과 부정 투구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머스그로브는 흔들리지 않았다. 담담한 표정으로 동요하지 않은 머스그로브는 6회 1사에서 토마스 니도를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메츠 덕아웃을 보며 코를 만지는 세리머니로 응수했다. 7회 선두타자 스탈링 마르테를 볼넷으로 출루시켰지만 이후 3타자를 범타 요리하며 무실점으로 이날 경기를 마쳤다.
총 투구수 86개로 최고 95.5마일(153.7km), 평균 93.9마일(151.1km) 포심 패스트볼(28개) 외에도 커터(19개), 커브, 슬라이더(이상 15개), 싱커(6개), 체인지업(3개) 등 6가지 구종을 안정적인 커맨드로 구사하며 메츠 타자들을 압도했다. 상대 감독의 흔들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마인드가 어느 때보다 빛났다.
한편 머스그로브는 귀에 '레드핫'이라는 각성 효과가 있는 제품을 바른 것으로 추정된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시절 머스그로브와 함께 뛰었던 외야수 앤드류 맥커친(밀워키)이 자신의 SNS를 통해 "레드핫을 바른 것으로 확신할 수 있다. 바르면 화끈거리는 것으로 투수들이 쓰곤 하는데 끈적거리는 물질은 아니다. 쇼월터 감독은 영리했고, 머스그로브를 내리려고 했을 뿐이다"며 부정 투구는 아니지만 쇼월터 감독도 어필할 만했다고 주장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