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LG 김성근 넘나, 역대급 감독대행 승률...성적 올리고 미래 밝히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10.10 03: 49

감독대행은 임기가 보장되지 않는 불안정한 자리다. 대부분 성적이 좋지 않은 팀에서 분위기 쇄신으로 감독대행 체제를 내세운다. 무너진 팀을 단기간 일으켜 세우는 게 말은 쉬워도 실행하긴 어렵다. 일시적인 충격 효과는 있을 수 있어도 시즌 내내 리더십에 힘이 실리기는 어려운 환경이다. 
그런 점에서 NC를 시즌 막판까지 5위 싸움으로 이끈 강인권(50) 감독대행의 리더십은 주목할 만하다. 구단 최초로 2년 연속 가을야구에 실패했지만 NC가 뒷심을 발휘하며 저력을 보여줄 수 있었던 데에는 강인권 대행 리더십을 빼놓고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두산, NC, 한화에서 양의지, 박세혁, 김태군, 최재훈 등 좋은 포수들을 키우며 배터리코치로 지도력을 인정받은 강 대행은 '준비된 감독감'이라는 평가를 이번 기회에 증명해 보였다. 
NC는 지난 5월11일 이동욱 전 감독과 결별하며 수석코치였던 강 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당시 NC는 9승24패로 승률(.273) 3할도 안 되는 10위 꼴찌였다. 투타 모두 무너진 가운데 코치들 사이 폭행 사건이 터지면서 걷잡을 수 없이 무너졌다. 2024년까지 계약 기간이 남은 이동욱 전 감독이 결국 책임을 졌다. 

NC 강인권 감독대행이 승리 후 미소를 짓고 있다. 2022.09.28 / foto0307@osen.co.kr

어수선한 상황에서 지휘봉을 받아 팀을 수습한 강 대행은 5개월 동안 팀을 이끌며 반등을 이끌어냈다. 6월10일 탈꼴찌에 성공한 뒤 7월을 8위로, 8월을 7위로, 9월을 6위로 마치며 조금씩 팀 순위를 끌어올렸다. 지난달 21일에는 5위 KIA를 반경기 차이로 바짝 뒤쫓았다. 22~24일 창원에서 열린 KIA 3연전에서 1승2패로 루징시리즈하며 아깝게 역전하지 못한 채 지난 7일부로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됐다. 
비록 대역전 5강 진출의 꿈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강 대행은 잘 싸워준 선수들에게 고마워했다. 그는 "진짜 잘 싸웠다. 선수들이 시즌 막판까지 매 경기 집중력 있게 임해주면서 좋은 분위기 속에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어 다행이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마음 한뜻으로 팀이 정상화됐고, 잠깐이나마 5강 졍쟁의 설레임도 느낄 수 있었다. (감독대행으로) 111경기를 맡았는데 시간이 금방 간 것 같으면서도 참 안 간 것 같기도 하다. 첫 경기부터 마지막 경기까지 모두 소중했다"고 말했다. 
NC 강인권 감독대행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2022.09.29 / foto0307@osen.co.kr
시즌 마지막 경기로 10일 수원 KT전을 남겨두고 있는 NC는 강 대행 체제에서 58승49패2무(승률 .542)를 기록 중이다. 역대 50경기 이상 장기 지휘한 감독대행 20명 중 5할 이상 승률을 기록한 감독대행은 6명으로 강 대행은 2001년 롯데 우용득(27승22패1무 .551) 대행 다음으로 높은 승률을 거두고 있다. 60경기 이상으로는 2001년 LG 김성근(49승42패1무 .538) 대행보다 높은 역대 감독대행 최고 승률. 10일 KT전을 승리하면 김성근 대행 승률을 뛰어넘는다. 우용득 대행과 김성근 대행은 모두 이듬해 정식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NC는 팀이 완전히 궤도에 오른 후반기에 35승24패1무(.593)로 리그 2위였다. NC의 기본 전력이 좋은 팀이라고 해도 강 대행의 리더십이 없었다면 어려운 성적. 합리적인 경기 운영과 부드러운 리더십뿐만 아니라 주전 선수라도 헤매고 있으면 과감하게 2군에 내리는 결단력도 보였다. 주전으로 떠오른 유격수 김주원과 1루수 오영수, 투수 쪽에서도 선발 김태경과 구원 김시훈 등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며 성적을 올리고, 미래도 밝혔다. 
시즌 후 마무리캠프에 대해 "제가 어떻게 될지..."라며 말을 아낀 강 대행은 "팀에 FA 선수가 (7명으로) 많다. 끝나면 한 명씩 얼굴을 보고 인사해야 할 것 같다. 올해의 소중한 경험들을 토대로 가을 캠프부터 준비를 잘하면 내년에는 더욱 경쟁력 있는 팀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승리를 거둔 NC 선수들이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2022.10.02 / dreamer@osen.co.kr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