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두산 베어스 키스톤 콤비로 활약하며 우승을 이끈 오재원(37)이 후배들에게 마지막 메세지를 남겼다.
오재원과 김재호 키스톤 콤비는 오랫동안 두산을 상징하는 키스톤 콤비로 활약했다. 두산의 전성기를 함께했고 세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2015년, 2016년, 2019년)을 이끌었다.
2007년 1군에 데뷔한 오재원은 2008년부터 김재호와 함께 플레이타임을 늘려가며 두산의 주전 키스톤 콤비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 8일 은퇴식 전 인터뷰에서 “눈빛만 봐도 안다는 말이 있다”라고 말한 오재원은 “대화가 필요없는 사이다. 내 평생 오른쪽을 맡긴 선수다. 내가 수비를 예측하고 나름대로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다른 사람이 이야기하면 듣지 않았지만 내 유격수의 말은 전적으로 믿었다”라며 김재호를 향한 믿음을 이야기했다.
다만 후배들이 김재호의 플레이를 따라하는 것에는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오재원은 “내가 최근에 2군에 오래 있었다. 후배들을 보면서 가장 아쉬웠던 것은 다들 김재호를 따라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김재호는 정말 하이퀄리티 유격수의 표본 같은 선수다. 따라한다고 따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정후를 따라하고 싶다고 해서 따라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후배들이 빨리 현실을 인식하고 어떻게든 잡아서 주자를 잡는데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멋이 아니라, 천재를 따라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것에 집중하는게 두산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후배들에게 조언했다.
과거 왕조를 이끌었던 오재원은 점차 기량이 하락하면서 올 시즌에는 18경기 타율 1할7푼2리(29타수 5안타) 4타점 OPS .435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두산도 리그 9위에 머무르며 2014년 이후 8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아쉬움은 있지만 평생 잘할 수는 없다”라고 담담하게 말한 오재원은 “우리는 왕조라는 말을 들었고 몇 년간 한국시리즈 우승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우리는 가장 연봉 총액이 적었던 선수들이다. 그런 선수들이 팀을 위해 희생하면서 강팀이 됐다. 그런 정신을 조금이라도 계승해갔으면 좋겠다. 꼭 헝그리 정신이 아니더라도 두산 특유의 정신이 있다. 그런 마음을 잊지 않고 앞으로 잘해줬으면 좋겠다”라고 후배들에게 마지막 메세지를 전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