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가 자력으로 3위를 확정할 수 있다. 계산은 간단하다. 남은 2경기를 모두 승리하면 3위다. 1경기라도 패배한다면 4위다.
필승 전략이 필요한 KT에 천군만마 같은 지원군이 왔다. 홈런왕이 부상에서 극적으로 회복해 돌아오자마자 홈런포로 복귀 신고를 화려하게 했다.
KT는 8일 광주 KIA전에서 7-2로 승리했다. 5회까지 팽팽한 0의 행진이 이어졌다. 6회 장성우가 2아웃 이후에 투런 홈런을 터뜨렸고, 3-0으로 앞선 8회 박병호가 쐐기 스리런 홈런을 터뜨렸다.
박병호는 9월 10일 고척 키움전에서 2루타성 안타를 때리고 2루 베이스를 밟다가 발목 인대를 다쳤다. 시즌 막판 치명적인 부상이었다. ‘시즌 아웃’까지 예상됐다. 박병호는 수술 대신 재활을 선택했고, 4주 정도 재활을 처방받았다. 발목 앞뒤로 인대가 파열돼 회복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최상의 몸 상태까지 끌어올리려면 각고의 노력이 필요했다.
FA 이적 첫 해 홈런왕으로 부활한 박병호는 포스트시즌을 위해 재활을 충실히 했고, 예상보다 빠른 복귀가 가능했다. 3위 경쟁이 시즌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된다.
박병호는 KIA전 8회 1사 1,2루에서 대타로 들어섰다. 풀카운트에서 127km 체인지업을 때려 한가운데 펜스를 넘어가는 스리런 홈런을 터뜨렸다. 6-0으로 달아나는 쐐기 홈런이었다.
당초 이강철 감독은 박병호의 복귀전을 10일 NC전으로 잡고 있었다. 또 다치면 안 되니까 조심스레 기용하려 했다. 그러나 3위 싸움이 한치 앞을 모르는 혼전이 되면서 박병호는 7일 KIA전부터 대타로 출장했다.
7일 경기에서 1-5로 뒤진 7회 2사 1,2루에서 대타로 나와 내야 땅볼로 아웃됐던 박병호는 2번째 대타 타석에서는 믿기지 않은 극적인 홈런포로 팀에 승리를 안겼다.
주루 플레이는 무리가 있는 박병호에게 홈런은 가장 큰 무기다. 박병호는 “내 잘못으로 다쳐서 팀에 미안했다”고 했다. 타격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힘든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박병호가 3위 확정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KT는 8일 현재 키움에 승률에서 1리 앞서 3위다. KT는 79승2무61패, 키움은 80승2무62패다. KT는 9일 LG전, 10일 NC전을 남겨두고 있다.
1승1패를 하면 키움과 80승2무62패로 동률이 된다. 그렇게 되면 상대 성적에서 키움이 8승1무7패로 앞서기에 키움이 3위가 된다. KT는 2경기를 모두 승리해야 3위를 할 수 있다.
LG는 2위로 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했고, NC는 6위로 가을야구가 좌절됐다. LG는 주축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쉬고 있고, NC는 동기부여가 떨어진 상태다.
KT는 8일 외국인 투수 벤자민이 선발로 등판한다. 올 시즌 6월초 교체 선수로 합류해 16경기에서 4승 4패 평균자책점 2.78을 기록하고 있다. LG 상대로는 1경기 등판해 4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6월에 막 KBO리그에 적응하는 시기였다.
LG 선발 투수는 임찬규다. LG는 홈 최종전이라 주전들이 선발로 나왔다가 경기 중반에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KT는 주전들이 8일 광주 KIA전을 치르고 서울로 이동, 낮 2시 경기를 준비해야 하는 체력적인 부담은 있다.
KT가 LG전을 승리한다면, 10일 NC전은 총력전으로 올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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