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대호(40) 은퇴식은 커리어만큼 눈부시고 화려했다.
이대호는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끝으로 22년의 현역생활을 마무리 지었다. 이날 이대호는 4타수 1안타를 기록했고 투수로도 등판해 아웃카운트 1개를 잡고 홀드까지 따냈다. 팀은 3-2로 승리를 거뒀다.
이대호가 “내 생애 마지막 주장”이라고 칭한 전준우는 경기 후 “오늘 대호 형의 은퇴 경기라서 지금까지의 최종전보다 더더욱 남달랐던 경기였다. 비록 좋은 성적을 거두진 못했지만 대호 형과 함께 해왔던 날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는데 오늘을 잊지 못할 것 같다”라면서 “올 시즌 주전 선수들의 코로나와 부상으로 인해서 힘든 순간들도 있었지만, 그 빈자리를 어린 후배들이 고생해주면서 잘 채워나갔다. 팀에서 큰 역할을 해주던 선배가 빠지면서 빈 자리를 느끼겠지만 조금 더 성장한 모습으로 인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올 시즌도 열심히 응원해주신 팬 분들께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라면서 이대호 은퇴경기를 승리한 소감을 전했다.
이대호는 이날을 끝으로 22년의 커리어를 모두 마감했다. KBO 17시즌 동안 MVP 1회, 골든글러브 6회, 전무후무 타격 7관왕 기록을 남겼고 올해 역시 타율 3할3푼1리 23홈런 101타점의 기록을 남기며 누구보다 찬란한 은퇴시즌을 보냈다. 또한 일본프로야구 무대에서도 4년 간 570경기 타율 2할9푼3리(2122타수 622안타) 98홈런 348타점 출루율 .370 장타율 .486 OPS .857의 기록을 남겼고 퍼시픽리그 베스트9 2회, 한국인 최초 일본시리즈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이후 미국 메이저리그 무대도 밟으며 한 시즌 활약했고 한국인 최초 대타 끝내기 홈런을 기록하기도 하는 등 나름의 족적을 남겼다.
경기가 모두 끝나고 이대호의 은퇴식 및 영구결번 행사가 개최됐다. 이대호의 은퇴식과 영구결번 행사는 이대호의 눈물바다로 시작됐고 눈물바다로 끝났다. “울 것 같다”라면서 일찌감치 예고했던 만큼 이대호는 은퇴식 행사 내내 울먹거렸다. 아내 신혜정 씨 역시도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이러한 눈물바다 속에서도 롯데는 이대호의 마지막을 위해 많은 행사들을 준비했다. 경기 전 메시지 타월과 사진전, 사인회 행사 등을 비롯한 행사들이 진행됐다. 그리고 은퇴식 도중, 구단주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깜짝 등장해 이대호의 헌신을 기리는 영구결번 커플반지를 선물했다. 이날 신동빈 회장은 이대호의 은퇴식에 맞춰서 야구장을 찾아와 끝까지 경기를 관전했고 은퇴식 행사에서도 등판했다.
이후 이대호의 은퇴사, 불꽃놀이 등이 진행됐는데 하이라이트를 장식한 것은 이대호의 커리어 내내 팬들이 힘껏 불렀던 체리필터의 오리날다를 다시 부르는 순간이었다. 이때 외야의 펜스가 열리더니 체리필터 밴드가 직접 모습을 드러냈다. 이대호에게 꽃다발을 전달한 뒤 체리필터는 라이브로 오리날다를 라이브로 불렀다. 끝까지 남아있던 팬들과 함께 떼창을 하면서 은퇴식의 백미를 장식했다.
화려한 불꽃놀이에 깜짝 손님까지. 이대호의 은퇴식은 화려했던 커리어만큼 아름다웠고 눈부셨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