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10위.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체제에선 2년 연속 꼴찌로 시즌을 마치지만 사령탑의 신념은 흔들리지 않았다.
수베로 감독은 올 시즌 마지막 경기인 8일 창원 NC전을 앞두고 만난 자리에서 "선수 개개인의 성장이 많았던 시즌이다. 그런 부분이 하나의 경기력으로 조합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지난해보다 분명 성장한 모습들이 보인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성장한 시즌임에는 분명하다"고 말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한화는 지난해보다 퇴보했다. 지난해 49승83패12무 승률 3할7푼1리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46승95패2무로 승률이 3할2푼6리밖에 되지 않는다. 만약 이날 최종전에서 NC에 패하면 2020년(95패)을 넘어 구단 역대 최다패 불명예 기록을 쓰게 된다.
하지만 수베로 감독은 단순한 승패 결과만으로 평가받길 원하지 않았다. 그는 "2년 전 미국 집에서 한화 구단으로부터 계약 제안을 받고 대화 나눌 때 나의 마음 속을 뜨겁게 한 단어가 리빌딩이었다. 그 사명감을 지금도 잃지 않았다"며 "승패 결과로만 리빌딩을 평가하는 건 오산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결과로 평가하는 것을 이해하고 존중하지만 리빌딩에 대한 나의 비전은 확고하다. 선수들이 더 발전하고, 팀이 성장하는 데 모든 것을 쏟아부을 것이다"고 강조헀다.
3년 계약의 마지막 해가 되는 내년 시즌에는 반드시 결과를 내야 한다. 성적을 내기 위해선 외부 전력 보강이 필수적이다. 지난해 외부 FA 시장에는 참전도 해보지 못한 채 일찌감치 철수해 큰 아쉬움을 남겼는데 올해도 한화의 행보는 안갯속이다. 시즌 후 있을 프런트 조직 개편과 맞물려 FA 시장 밑그림도 그려질 전망이다.
외부 FA를 비롯해 구체적인 전력 보강안에 대해 말을 아낀 수베로 감독은 "내야는 안정돼 있지만 외야는 유망주들이 많다. 이 선수들이 이제는 유망주 티를 벗어야 한다. 2년간 우리 외야의 생산력이 리그에서 가장 낮을 것이다"고 지적한 뒤 "외야 전력이 보강되면 좋겠지만 안 되면 지금 선수들이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더욱 장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정규시즌 일정을 마무리하는 한화는 8일간 휴식을 가진 뒤 17일부터 대전에서 마무리캠프 일정에 돌입한다. 수베로 감독은 "마무리캠프의 테마는 수비가 될 것이다. 내외야 릴레이와 컷오프에서 실수를 줄이고, 병살 확률을 높여야 한다. 디테일한 부분에서 굉장히 큰 훈련이 있을 것이다"고 강훈련을 예고했다. 올해 한화는 팀 실책 134개로 리그에서 압도적으로 많다.
2023년 전체 1순위 특급 신인 투수 김서현도 마무리캠프에서 수베로 감독이 살펴봐야 할 핵심 선수. 선발보다 불펜에 매력을 느끼는 김서현이지만 수베로 감독은 "내가 받은 리포트에선 좋은 선발 자원이라는 평가가 있다. 캠프에서 선수를 직접 보고 더 많이 알아보는 시간을 갖겠다"며 당장 어떤 보직 설정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