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시즌 최종전에 팀 내 최다승 투수 대신 신인을 선발로 내세운다.
한화는 8일 창원 NC전을 끝으로 올 시즌을 마무리한다. 선발 로테이션 순서대로라면 장민재(32)가 이날 최종전 선발로 나설 차례였지만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올해 2차 전체 1순위 신인 박준영(19)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다.
NC의 5위 싸움이 걸린 상황이었다면 장민재의 정상 등판 가능성도 봤다. 하지만 NC가 전날(7일) 창원 LG전에 패하면서 잔여 시즌에 관계없이 6위로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되면서 한화도 부담없이 박준영에게 선발 기회를 줄 수 있게 됐다.
장민재는 올해 32경기에서 126.2이닝을 던지며 7승8패 평균자책점 3.55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개인 최다 이닝으로 7승도 데뷔 후 최다 기록. 올해 팀 내 최다승이기도 하다. 구원으로 시작했지만 4월 중순 외국인 투수들의 동반 부상으로 대체 선발 기회를 잡은 뒤 로테이션에 완전히 안착했다.
지난 5월15일 대전 롯데전에서 팀의 9연패를 끊었고, 6월24일 대전 삼성전에선 10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7월26일 포항 삼성전에선 원정 17연패, 8월2일 대전 KIA전에선 올해 상대 전적 9연패 사슬을 모두 장민재가 끊어내면서 '연패 스토퍼'로 불렸다.
수베로 감독도 "장민재가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낼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올해 장민재가 보여준 모습은 굉장히 놀랍다"고 치켜세웠다. 얼마 전에는 "외국인 투수 4명이 전부 다친 탓에 힘든 시즌이었지만 장민재가 누구보다 꾸준하게 잘해줬다. 올해 우리 팀 최고 선발이었다. 선물이라도 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고마워했다.
장민재의 시즌이 마무리된 가운데 한화는 미래를 보고 최종전에 박준영을 선발로 내세운다. 세광고를 졸업하고 올해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우완 정통파 박준영은 2군 퓨처스리그에서 13경기(56.2이닝) 5승2패1홀드 평균자책점 3.81로 가능성을 보여주며 선발 수업을 받았다.
1군에서 첫 선발등판이었던 지난 2일 대전 KIA전에서 2.1이닝 3피안타 2볼넷 2탈삼진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지만 최고 148km 직구를 앞세워 1~2회 연속 삼자범퇴로 막았다. 수베로 감독은 "3회 카운트 싸움에서 밀리며 흔들렸지만 무너졌지만 직구 구속은 괜찮았다. 1회 8구 연속 직구 승부가 인상적이었고, 2회 최형우를 (포크볼로) 삼진 잡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1~2회 보여준 직구 커맨드를 꾸준히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화는 올해 1차 지명으로 들어온 158km 특급 신인 문동주가 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지난 3일 대전 SSG전에서 데뷔 첫 승을 신고하며 기분 좋게 마쳤다. 박준영까지 첫 승과 함께 마무리하면 이보다 더 좋은 피날레가 없다. 이날 경기를 지면 2020년(95패)을 넘어 구단 역대 최다패 신기록 불명예를 쓸 수 있어 한화로선 꼭 잡아야 할 경기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