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순위싸움 도중 예상치 못한 2연패에 빠진 KT 위즈. 그러나 5위가 KIA로 결정됐고, 8일 키움을 만나는 두산이 총력전을 선언하며 KT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KT는 지난 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원정경기서 1-11 대패를 당하며 2연패 수렁에 빠졌다. 6일 대전에서 키움이 한화에 패한 덕분에 3위를 그대로 유지했지만 4위 키움과의 승차가 다시 지워졌고, 승률에서 1리 앞선 위태로운 3위가 됐다.
KT는 시즌 종료까지 3경기, 키움은 1경기를 남겨둔 상황. 키움이 8일 잠실 두산전에서 승리할 경우 KT는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겨야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하며, 키움이 두산에 패하더라도 2승 1패를 거둬야 3위를 지킬 수 있다. 키움보다는 KT가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다.
다만 5위 주인이 KIA로 확정되며 KT가 비교적 편한 상황에서 잔여경기를 치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KT는 8일 광주 KIA전, 9일 잠실 LG전, 10일 수원 NC전을 끝으로 시즌을 마감하는데 세 팀 모두 순위가 확정되며 치열한 승부를 피하게 됐다. 만일 끝까지 5위가 결정되지 않았다면 8일과 10일 경기는 총력전이 불가피했다. KT 이강철 감독도 최근 “차라리 5위가 빨리 결정된 상태서 잔여 일정을 소화하는 게 나을 듯하다”라고 말했다.
물론 그렇다고 KIA, LG, NC를 만만히 볼 수는 없다. 6일 한화 유상빈이 끝내기안타를 치고, 7일 LG 강효종이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거두는 등 언제 어떤 승부가 펼쳐질지 예측이 불허하다. 여기에 KT는 8일 키움전 결과에 따라 남은 3경기서 최소 2승을 거둬야하기에 이러한 긴장감과 간절함이 오히려 결과에 독이 될 수 있다. 그래도 5위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보다 3경기를 수월하게 치를 수 있는 건 사실이다.
KT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또 한 가지 요소는 두산의 키움전 총력전 선언이다. 창단 첫 9위를 확정지은 두산이지만 오는 8일 최종전인 잠실 키움전만큼은 전력을 다해 임하겠다는 각오다. 이날 ‘왕조의 캡틴’ 오재원의 은퇴식까지 열리며 선수들의 승리 의지 또한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전날 잠실에서 만난 김태형 감독은 “다른 팀의 순위싸움과 관계없이 우리는 우리대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 홈팬들이 마지막으로 보시는 최종전이기 때문이다”라며 “그날은 지고 있을 때 추격조가 아닌 필승조를 다 투입해 끝까지 경기를 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두산이 키움을 꺾으면 KT는 3경기서 2승을 거둬야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할 수 있다.
그러나 키움 또한 8일 리그 최고의 우완 선발 안우진을 선발로 예고하며 3위 탈환을 위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키움은 어떻게든 최종전을 승리로 장식해 KT에게 3전 전승 압박을 가한다는 각오다.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2022시즌 KBO리그의 3위 싸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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