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나지완이 마지막 타석에서 파울 플라이를 쳤다.
나지완은 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 8회말 대타로 나서 3루수 파울플라이(축약 용어로는 3파비)로 물러났다. 15년 프로생활에 종지부를 찍는 마지막 타석이었다. 나지완은 이날 성대한 은퇴식을 하고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다.
김종국 감독은 나지완의 마지막 타석을 보장하기 위해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올해는 타석에 들어선 적이 없다. 개막전에서 대타로 나섰으나 다시 대타로 교체된 것이 유일한 출전기록이었다. 경기전부터 김 감독은 "상황이 되면 한 타석 대타로 기용하겠다. 준비를 해달라고 주문했었다"며 기용을 예고했다.
관건은 경기 흐름이었다. 5위 확정을 짓는 중요한 경기라 여유있는 상황이 아니면 기용하기 어려웠다. 3위를 지켜야 하는 KT도 내줄 수 없는 경기였다. 선발투수들이 초반 호투하며 팽팽하게 펼쳐졌다. 그러나 KIA 타선이 중반부터 화끈하게 터지면서 흐름이 넘어왔다.
스코어는 8-1로 크게 앞섰다. 8회말 공격이 시작되자 야구장 관중석에서 "나지완!", "나지완!"을 연호했다. 대타로 기용하라는 촉구였다. 김종국 감독은 직접 교체 사인을 냈다. 배번 29번이 박힌 유니폼, 빨간 헬멧을 쓰고 방망이를 들고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투수는 전유수.
초구가 그만 몸쪽으로 흘렀다. 사구를 많이 맞은 나지완이 깜짝 놀라 뒤로 물러넜다. 2구는 힘차게 스윙했으나 파울볼이었다. 3구도 방망이를 돌렸으나 헛스윙. 4구는 바깥쪽 볼이었고 참았다. 5구도 힘껏 스윙했지만 3루쪽 파울 뜬공. 3루수가 달려나와 더그아웃 근처에서 잡았다.
2022시즌 첫 타석이자 마지막 타석은 3파비. 그리고 15년 프로야구 인생의 마지막 타석이었다. 안타가 아니어도 관중들은 "나지완!"을 연호하며 큰 박수를 보냈다. 나지완은 헬멧을 벗어 인사했다. 파울플라이를 치고도 홈런보다 큰 박수였다. 나지완은 9회초 좌익수 수비까지 펼쳤다. 한 야구선수의 멋진 엔딩 장면이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