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참의 품격이다. 한화 투수 정우람(37)이 퓨처스리그 후배들에게 한 턱 제대로 쐈다.
최원호 감독이 이끄는 한화 퓨처스 팀은 지난 6일 서산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를 끝으로 2022시즌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날 경기는 한화가 8-9로 패했지만 2년차 거포 내야수 정민규가 8회 투런 홈런 포함 5타수 5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끈질긴 추격전을 벌였다.
이로써 한화 퓨처스 팀은 올해 98경기에서 63승33패2무(승률 .656)를 기록, 북부리그 1위로 시즌을 끝마쳤다. 지난 8월25일부터 9월14일까지 퓨처스리그 역대 최다 타이 14연승을 질주하는 등 젊은 선수들을 앞세워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마지막 경기를 마친 뒤 서산구장 선수단 식당에는 소고기 파티가 벌어졌다. '최고참' 정우람이 시즌을 마무리한 기념으로 퓨처스 선수단에 한우 선물을 보낸 것이었다. 올해 어깨 통증으로 서산에서 3개월 넘게 재활하며 퓨처스리그에도 4경기 등판한 정우람은 후배들의 성장 과정을 눈앞에서 지켜봤다.
정우람은 "올해 서산에서 퓨처스 선수들이 열심히 운동하며 땀 흘리고, 잘하려 하는 모습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그 결실로 퓨처스리그 최다 14연승 타이 기록도 세웠다. 좋은 결과로 마무리한 후배들에게 선배로서 대접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 준비했다"며 "다들 건강하게 시즌 마무리하고, 내년에는 좋은 기량으로 1군에서 경쟁했으면 한다"는 덕담도 건넸다.
정우람 개인적으로는 힘든 시즌이었다. 어깨 통증 때문에 1군 22경기에 나서 17.1이닝을 던지는 데 그쳤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어온 15시즌 연속 45경기 이상 등판 기록도 중단됐다. 데뷔 첫 해인 2004년(2.2이닝) 이후 가장 적은 이닝이기도 하다.
하지만 9월 확대 엔트리 때 1군 복귀 후 14경기 1패7홀드 평균자책점 1.74로 살아나고 있다. 최근에는 구속도 140km까지 올라왔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도 "정우람이 막판에 복귀해서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 굉장히 좋다. 젊은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는 선수"라고 칭찬하면서 "리빌딩은 젊은 선수들로만 되지 않는다. 팀을 이끌어주는 고참 선수들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