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올 시즌 히트상품 하면 투수 정철원과 곽빈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안산공고를 졸업한 뒤 2018년 2차 2라운드로 입단한 그는 지난해까지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올 시즌 활약은 눈부시다. 58경기에 등판해 4승 3패 3세이브 23홀드 평균자책점 3.10으로 신인왕을 예약한 상태다.
김태형 감독은 정철원에 대해 "계속 이야기했듯 평가할 게 없다. 너무 잘하고 있다. 마운드에서 배짱도 좋고 내년에 보직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뒤에서 던지는 게 더 어울리는 투수"라고 말했다. 또 "멘탈도 좋다. 중간 투수는 한 타자 혹은 두 타자에서 승부가 좌우되기 때문에 멘탈이 강해야 한다. 여러 부분에서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1차 지명 출신 곽빈은 올 시즌 데뷔 후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2018년 3승, 2021년 4승에 그쳤으나 올 시즌 8승을 거두며 개인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새롭게 작성했다. 데뷔 첫 10승 달성은 다음 시즌으로 미루게 됐지만 향후 두산을 이끌 토종 에이스로서 손색이 없는 활약이었다.
"요즘 같으면 토종 에이스라고 할만하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마운드에서 다 발휘하고 있다. 자기 공에 확신이 있고 구위도 뛰어나다. 릴리스 포인트가 일정하다. 스스로 확신이 없으면 릴리스 포인트가 일정할 수 없다". 김태형 감독은 곽빈을 두고 이같이 말했다.
정철원과 곽빈 만큼 빼어난 활약은 아니지만 타자 가운데 김민혁의 성장도 소득 가운데 하나다. 광주 동성고를 졸업하고 2015년 두산에 입단한 김민혁은 키 188cm 몸무게 100kg의 뛰어난 하드웨어에서 나오는 파워가 일품.
김태형 감독은 "장타력은 훈련으로 되는 게 아니다. 타고나야 한다. 투수가 빠른 공을 던지면 유리하듯 장타자도 마찬가지"라며 "김민혁은 오른손 타자로서 장타 생산 능력이 뛰어나고 앞으로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라고 말했다.
김민혁이 포지션을 1루밖에 소화하지 못해 출장 기회가 적었으나 9월 이후 25경기에서 타율 3할2푼4리(68타수 22안타) 4홈런 14타점 8득점을 기록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6일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잠실구장 펜스 밖으로 타구를 날렸고 4-4로 맞선 7회 결승타를 터뜨리며 5-4 승리에 큰 공을 세웠다.
"잠실구장 첫 홈런을 기록했는데 진짜 정말 행복했다. 홈런은 언제나 좋지만 홈팬들 앞에서 꼭 쳐보고 싶었다. 베이스를 돌 때 '드디어 나왔구나' 싶었다. 볼카운트가 2B로 유리해 공 보고 공 치자고 생각했는데 결과가 좋았다. 김민혁의 잠실구장 첫 홈런 소감이다.
그동안 인고의 세월을 보냈던 그는 "나 스스로 많이 실망했지만 버티고 잘해보자는 마음으로 이겨냈다. 늦게나마 내 야구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믿고 기회를 주신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민혁의 시선은 다음 시즌을 향해 있다. 9월 이후 활약을 발판 삼아 내년에 더 높은 목표를 세웠다. 그러기 위해 보완해야 할 부분도 없지 않다. 그는 "시즌 때 못 고쳤던 타격이나 수비는 마무리 캠프부터 훈련량을 늘려 다듬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