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을 준비하겠다.”
올 시즌 외국인 선수 최고 연봉(200만 달러)을 받는 NC 다이노스 드류 루친스키. 지난 6일 창원 SSG전에서 6이닝 5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팀의 6-1 승리를 이끌었다. 3년 연속 10승, 그리고 5위 추격의 동력을 이어가는 천금의 승리를 따냈다.
경기 후 루친스키는 “오늘의 승리로 포스트시즌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어서 기쁘다. 나의 승리보다 팀이 승리했다는 것이 더 의미 있다”라면서 “이번 시즌 팀이 침체되어 있었고 하위권에 머물면서 시작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모두가 집중력을 발휘해 포스트시즌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에 너무나 감사하다. 앞으로 며칠 더 중요한 경기가 남았는데 동료들을 응원하고 나 역시 다음을 준비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루친스키가 말하는 ‘다음’은 바로 5위 등극, 그리고 와일드카드 결정전 등판이다.
NC는 이미 최후의 일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5위 KIA와 대등한 상황이 이어질 경구 10일 KT 최종전에 구창모를 4일 휴식 후 등판시킬 예정이었다. 그리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는 루친스키의 등판을 예고했다. 강인권 감독대행도 “루친스키는 와일드카드를 준비해야죠”라는 말로 5위 뒤집기에 대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매 경기 할 수 있는데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말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려는 NC였다. 의지를 결과로 만들었고 선수단 분위기도 최상이었다.
6일 경기가 끝날 때까지만 하더라도 NC의 클럽하우스는 기쁨에 차 있었다. 모두가 기쁨을 만끽했다. 선수들의 얼굴 면면에 미소가 만연했다. 단, KIA의 경기 결과를 듣기 전이었다. NC의 경기가 끝난 시점에서 KIA는 LG에 끌려가고 있었다. 그대로 경기가 끝나기를 모두가 바랐을 터. 0.5경기 승차까지 바짝 따라붙고 최종전까지 가야 가을야구 막차 티켓의 향방을 알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KIA가 8회말 박동원의 역전 투런포로 전세를 뒤집었다. 4-3으로 KIA의 승리로 경기는 마무리 됐다. 승차는 1.5경기로 유지됐고 NC의 탈락 트래직넘버는 1이 됐다.
아직 경기 결과를 모르고 있던 NC 선수단은 깜짝 놀랐다. KIA의 결과를 공유하던 취재진의 얘기를 들은 박건우는 “누가 역전했다고요? KIA가 역전했어요?”라고 되물으며 허탈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제 NC에 남은 경우의 수는 단 하나다. 잔여경기 전승을 하고 KIA가 남은 경기 전패를 하는 경우 말고는 없다. 불리한 싸움이었지만 희망을 이어가던 NC는 결국 최후의 벼랑 끝에 몰리고 말았다.
에이스 루친스키는 “다음을 준비하겠다”고 했고 손아섭도 “가을 향기를 오래 맡고 싶다”라며 가을야구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이제 NC는 우주의 기운이 쏠리기만을 기도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