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전 KIA 타이거즈 감독이 NPB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다.
김 전 감독은 올해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1군 타격 코치를 수행했으나 퇴단이 결정됐다. 표면적인 이유는 강한 요미우리에 어울리지 않는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였다.
하라 다쓰노리 감독은 집권 16년 동안 두 번째 3강(KBO 5강의미) 탈락을 맛봤지만 내년에도 지휘봉을 이어간다. 사장급 파워를 가진 하라 감독을 성적 부진으로 해임하기는 어렵다.
대신 김 전 감독을 비롯한 타격 코치들 3명이 책임을 졌다. 팀타율 최하위(.243)이지만, 팀홈런 2위(163개), 팀 득점 3위(548점)인데도 타깃이 되었다.
그래도 김기태 전 감독은 2년 동안 일본의 유망주들과 1군 선수들을 지도하며 의미있는 시간을 가졌다.
김 전 감독이 돌아오면서 KBO리그에서 다시 리더십을 펼칠 기회를 얻을 것인지 관심을 모은다. 시즌을 마치면 몇몇 구단이 새로운 사령탑을 맞이한다.
감독으로 뚜렷한 실적을 올린 김 전 감독도 분명히 재야의 후보군에 있다. 10년 암흑기에 빠진 LG를 일으켰고, 약체 전력이었던 KIA도 우승으로 끌어 올린 수완은 잘 알려져 있다.
LG는 2013년 정규리그 2위로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다. LG 특유의 신바람 야구를 되살린 김기태 리더십이 주목을 받았다. 2015년 KIA 감독으로 부임해 2016년 와일드카드 결정전, 2017년 통합우승, 2018년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을 이끌었다.
지휘봉을 잡으면 확실히 팀 분위기를 일신하고 분명히 성적을 내는 감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소통을 통해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가능한 실적이다.
대신 성적이 부진하면 스스로 책임진다. 남은 계약기간과 잔여 연봉에 연연하지 않는다. LG와 KIA 지휘봉을 스스로 내려놓을 때 계약 기간이 남았다. 두 번을 합하면 잔여 연봉이 족히 10억 원이 넘었다. 그래서 '런기태'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지만 그만큼 책임감은 뚜렷하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