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더 쳐서 몸값 올리겠다".
KIA 타이거즈 박동원이 이적 이후 최고의 홈런을 날리고 두 팔을 번쩍 들었다. 박동원은 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2-3으로 뒤진 8회말 극적인 역전 투런홈런을 날렸다. 4-3 승리를 이끈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KIA는 5위 확정 매직넘버를 1로 줄였다.
8번 포수로 나선 박동원은 첫 타석은 삼진으로 물러났고 4회 두 번째 타석은 볼넷을 골라내 만루를 만들었다. 6회 1사1루에서는 투수 땅볼에 그쳤다. 투수의 2루 악송구로 1루를 밟았지만 병살성 타구였다.
그러나 8회 마지막 타석에서 뜨거웠다. 타선이 좀처럼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끌려갔다. 불펜투수들을 내세워 2-2 동점까지 만들었으나 7회초 채은성에게 솔로포를 맞고 또 리드를 허용했다.
만일 이대로 패한다면 이미 SSG 랜더스를 6-1로 제압한 NC 다이노스에게 반게임차로 쫓긴다. 남은 경기를 감안하면 5위 수성이 어려운 위기 국면이었다. 경기도 잘 풀리지 않아 선수들의 얼굴은 점점 굳어갔다.
1사후 황대인이 우전안타를 날려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대주자 김도영이 재빨리 2루를 훔쳤다. 박동원은 백승현과 풀카운트 접전끝에 7구 살짝 높은 포크가 밋밋하게 들어오자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고 그대로 왼쪽 담장을 넘겼다.
더그아웃과 관중석에서 엄청난 음량의 함성소리가 터졌다. 박동원은 자신도 모르게 두 팔을 번쩍 들었다. 올해 터트린 홈런 가운데 가장 극적이고 의미가 컸던 홈런이었다. 트레이드 이후 홈런을 터트리면서도 왠지 풀리지 않았던 방망이었다. 예비 FA의 부담감도 작용했다.
경기후 박동원은 "홈런을 노린 것은 아니다. 출루만 생각했는데 실투가 와서 좋은 타구가 나왔다. 백승현 투수는 최근에 몇번 쳤기 때문에 생소하지 않았다. 마음 편하게 들어갔다"며 홈런 비결을 밝혔다.
이어 "몇 년 만에 포수를 많이 출전하다보니 힘들 부문이 있었다. 타격 부진 빠져서 빨리 회복 못했다. FA 압박감도 있었다 .이것저것 다 겹쳤다. 안나가는 수비 많이해서 더 못친 것은 아니다. 잘할 수 있는 것은 못하고 집중력이 많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내일 더 쳐서 FA 몸값 더 올려보겠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동시에 "아직 안끝났다. 남은 2경기 집중해서 이기겠다. 가을야구가서도 할 일 많다. 여기는 우승을 경험한 선수들이 많다. 그 선수들 믿고 후배들과 잘 따라가면 가을에 좋은 경기 나올 것이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