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확대 엔트리를 통해 1군 무대를 경험한 김현준(삼성 외야수)은 올 시즌 1군 풀타임을 소화하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완성했다. 아쉽게도 신인왕은 조금 멀어졌지만 올 시즌 삼성 최고의 히트상품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김현준은 신인왕 욕심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신인왕 욕심은) 진짜 없다. 어차피 신경 쓴다고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잘하는 선수가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올 시즌 1군 핵심 멤버로 우뚝 섰지만 만족이란 건 없다. 김현준은 "프로 선수니까 좀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주변에서 잘하고 있다고 하시지만 저는 여기서 만족 안 한다. 야구할 날이 더 많이 남았으니 더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공백이 생겨 기회를 잡게 됐는데 저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진짜 운이 좋았다"고 자신을 낮췄다.
1년 만에 많은 게 달라졌다. 신분 수직 상승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릴 듯. 김현준은 "작년에는 (퓨처스가 있는) 경산에서 하다가 1군 맛도 봤는데 올해 1군에서 계속하다 보니 팬들도 많이 좋아해 주시고 TV에도 자주 나오고 좋다고 생각한다"고 씩 웃었다.
출중한 외모와 뛰어난 실력을 겸비한 김현준은 소녀 팬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하지만 그는 손사래를 쳤다. "저보다 (김)지찬이 형과 (이)재현이가 더 많은 인기를 누린다"고.
김현준은 8월 부침을 겪으며 퓨처스에서 재충전의 기회를 얻었다.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그때는 제가 못했고 체력도 많이 떨어졌다. 마음의 문제도 컸다"면서 "스스로 되돌아볼 수 있는 좋은 계기였다. 감독님께서 저를 강하게 키우려고 그러신 것 같다"고 했다.
또 "1군에 있을 때 마냥 좋았다. 퓨처스에 내려가니 그때서야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악착같이 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15일 신인 드래프트에서 프로 구단의 지명을 받은 후배들을 향해 "프로에 와서 나이 많은 형들과 함께 한다고 기죽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라운드에서 만큼은 같은 선수니까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고 했다.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와 가깝게 지내는 그는 "되게 많이 챙겨준다. 야구와 관련해 좋은 이야기도 많이 해준다. 저도 피렐라를 잘 따른다"고 했다.
김현준은 프로 데뷔 후 단 한 번도 손맛을 보지 못했다. 첫해부터 홈런을 펑펑 터뜨리는 이재현이 부러울 뿐. "재현이가 펑펑 치는 걸 보면 부럽기도 하다. 하지만 제가 잘하는 걸 더 잘하는 게 맞다고 본다. 못하는 걸 억지로 하다간 큰일 난다"고 웃어 보였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