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여경기 편성과 함께 ‘국민거포’ 박병호(KT)의 복귀 플랜이 바뀌었다. 8일 이후 2경기가 추가로 편성된 만큼 선수를 천천히 복귀시킨다는 계획이다.
KT 이강철 감독은 4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삼성과의 시즌 15번째 맞대결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박병호가 마지막 1경기 정도 뛸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리그 홈런 1위(33개) 박병호는 지난달 10일 발목을 다치며 전력에 이탈했다. 고척 키움전에서 2회 좌중간으로 안타를 날린 뒤 2루 베이스를 들어가는 과정에서 태그를 피하려다 우측 발목을 접질렸고, 검진 결과 우측 발목 앞뒤 인대 손상(파열)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전문의는 수술이 아닌 약 4주간의 재활을 처방했다. 선수 본인도 포스트시즌 출전을 위해 수술보다 재활 치료를 희망했다고.
당초 소견대로라면 회복 후 훈련 기간까지 포함하면 한 달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다. 최악의 경우 KT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해야 출전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36세 베테랑의 재활 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 강했다. 수술이 아닌 재활을 택하며 착실히 스케줄을 소화했고, 놀랍게도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었다. 이날 손동현, 이상우를 상대로 처음 실시한 라이브배팅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KT는 원래 박병호를 오는 8일 광주 KIA전에 복귀시키려 했다.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감각을 점검하고 가을야구에 나서는 플랜이었다. 그러나 두 차례의 우천 취소로 9일 잠실 LG전, 10일 수원 NC전이 편성되며 박병호가 회복 시간을 더 벌 수 있게 됐다.
이 감독은 “회복 속도가 정말 빠르다. 부상 당했을 때만 해도 끝났다고 봤는데 복귀하게 됐다”라며 “2경기가 더 편성된 만큼 여유 있게 복귀를 시키려고 한다. 또 다치면 안 된다. 9일 LG전까지 나갈 수 있으면 좋은데 일단은 10일 NC전에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박병호는 라이브배팅 후 "타격에는 큰 이상 없고 주루는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할 것 같다. 재활의 마지막이 라이브 배팅인데 지금 타이밍에 여기까지 순조롭게 올 수 있었던 건 모두 트레이닝 파트가 관리해주시고, 코치님들께서 신경써주신 덕분이다"라며 "어느 순간 내가 나서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꼭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끝까지 잘 준비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3위 싸움 중인 KT는 원태인을 맞아 조용호(우익수)-배정대(중견수)-강백호(1루수)-앤서니 알포드(지명타자)-장성우(포수)-황재균(3루수)-김민혁(좌익수)-오윤석(2루수)-심우준(유격수) 순의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웨스 벤자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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