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일본인 투수 기쿠치 유세이(31)의 처지가 말이 아니다.
선발 로테이션에서 탈락해 불펜 투수로 뛰고 있는 기쿠치는 토론토의 와일드카드 최종 순위가 결정되면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에 선발 투수로 나설 전망이다. 중요한 와일드카드 라운드를 앞두고 주축 투수들을 쉬게 하기 위해서, 가비지 게임의 선발로 기용되는 것이다.
토론토(90승 69패)는 4일부터 볼티모어와 마지막 3연전을 치른다. 와일드카드 티켓을 따낸 토론토는 홈 어드밴티지 확보가 남아 있다. 토론토는 남은 3경기에서 2승을 거두면 자력으로 와일드카드 1위가 되고, 2위와 와일드카드 라운드(3전2선승제)를 모두 홈구장에서 치를 수 있다.
토론토는 시애틀(87승 71패)과 맞대결에서 2승5패로 열세로 마쳐, 시애틀과 최종 승률이 동률이 되면 시애틀이 홈 어드밴티지를 갖게 된다.
토론토는 4일 호세 베리오스, 5일 미치 화이트를 선발로 예고했다. 최종전인 6일 선발은 미정이다. 와일드카드 1위 여부에 따라 선발을 결정한다.
MLB.com은 “토론토가 6일 이전에 홈 어드밴티지를 따낸다면, 6일 경기에는 주전들에게는 귀중한 휴식을 주고, 기쿠치에게 의지할 수 있다”며 최종전 선발을 기쿠치로 예상했다.
토론토는 오는 8~10일 와일드카드 라운드를 치른다. 현재로는 알렉 마노아-케빈 가우스먼-로스 스트리플링이 1~3차전 선발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지난 1~3일에 선발 등판해 5~6일을 쉬고 와일드카드 라운드에 나설 수 있다.
기쿠치는 순위가 확정되고서 시즌 최종전 선발로 던진다면, 휴식일도 충분치 않아 와일드카드 라운드에는 출장하지 못할 것이다.
기쿠치는 지난 1일 보스턴전에서 8-0으로 크게 앞선 7회 2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전의를 상실한 보스턴 상대로 9회까지 3이닝을 던지며 세이브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첫 세이브.
이 또한 영광의 세이브라기 보다는 큰 점수 차에서 주축 불펜 투수를 아끼기 위해, 3이닝을 맡아서 기록한 쑥스러운 세이브였다.
토론토는 지난 겨울 기쿠치를 5선발로 영입했다. 적은 돈이 아니었다. 3년 3600만 달러(약 518억원) 계약이었다.
2019시즌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시애틀에서 3시즌을 뛴 기쿠치는 토론토 유니폼을 입고서도 여전히 기복있는 투구를 보여줬다. 6월에 반짝 호투를 보여준 것을 빼고는 전반적으로 부진의 연속이었다.
결국 8월초까지 선발로 20경기에서 4승 7패 평균자책점 5.25로 부진하자, 불펜으로 강등됐다. 불펜 투수로 등판해서도 실점이 잦아 점점 입지가 좁아졌다. 불펜으로 11경기 등판해 1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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