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가 선발투수를 1회 이닝 중 강판하고, 주전 포수를 3회에 조기 교체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정규리그 우승 매직넘버 ‘1’을 없애기 위해 총력전을 벌였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SSG는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와의 원정경기를 4-7로 패했다. 이날 승리하면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하며 축포를 터뜨릴 수 있지만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2위 LG가 전날(2일) 잠실 NC전을 패하면서 SSG의 매직넘버는 ‘1’로 줄었다. 3일 LG의 NC전이 우천 취소됨에 따라 SSG가 이날 한화전을 이겨야 우승이 확정되는 상황. 김원형 SSG 감독도 경기 전 “자력으로 우승하면 더 흥이 날 것이다”며 “내일 휴식일이기 때문에 경기에 나갈 수 있는 선수들은 다 나갈 수 있다”고 총력전을 예고했다.
하지만 1회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한화전 16연승이 끊기긴 했지만 통산 17승4패로 절대 강세를 보인 선발 박종훈이 흔들렸다. 1번 정은원에게 안타를 맞은 뒤 김태연에게 풀카운트 볼넷을 허용했다. 계속된 1사 2,3루에서 폭투로 선취점을 내주며 제구가 말을 듣지 않았다.
한화 타자들도 배트를 쉽게 내지 않고 차분하게 대응했다. 마이크 터크먼의 볼넷으로 계속된 1,3루 찬스에서 김인환의 중전 적시타가 터졌다. 최재훈의 안타에 이어 장진혁의 밀어내기 볼넷이 나왔다. 장운호 상대로도 8구 승부 끝 유격수 땅볼로 1점을 더 내준 박종훈은 박정현에게 우중간 적시타를 맞으면서 5점째를 내줬다.
결국 1회도 막지 못한 채 투구수 49개에 강판됐다. 박종훈이 한화 상대로 1이닝도 못 던진 건 구원등판 포함 31경기 만에 처음이다. 스트라이크(26개), 볼(23개) 비율이 비슷할 만큼 제구가 되지 않았다. 주심이 낮은 존을 잡아주지 않자 더욱 어려움을 겪었다. ⅔이닝 4피안타 3볼넷 5실점. 1회부터 오원석이 구원으로 나서 급한 불을 껐지만 시작부터 5실점 빅이닝 허용이 패배로 이어졌다.
SSG는 곧 이어진 2회 공격에서 무사 만루로 한화 선발 문동주를 무너뜨릴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여기서 포수 이재원이 문동주의 초구 몸쪽 높은 직구에 어정쩡한 체크 스윙을 했다. 배트 끝에 살짝 맞고 2루로 튄 타구가 병살타로 이어지면서 만루에서 1점을 내는 데 그쳤다. 스윙 한 번 제대로 휘두르지도 못한 채 초구에 병살타가 나와 흔들리던 문동주를 살려줬다. 이재원은 3회 2사 1,2루에서 대타 김민식으로 바뀌었다. 한 타석, 수비 2이닝 만에 조기 교체.
1회 이닝 중 선발투수에 이어 3회 선발 포수 교체로 거듭 승부를 띄웠지만 한 번 넘어간 흐름을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3회 최주환의 투런 홈런 포함 3득점으로 추격했지만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3회 수비에서 병살 플레이를 노리던 2루수 최준우의 1루 송구 실책으로 추가 실점한 게 아쉬웠다. 4회 수비를 앞두고 SSG 벤치는 2루 대수비로 안상현을 투입하며 총력전 태세를 이어갔지만 타선이 한화 불펜을 무너뜨리지 못하면서 무릎 꿇었다.
승리와 함께 자력으로 우승 파티를 기대한 SSG는 빠르면 4일 우승 확정이 가능하다. 이날 SSG는 경기가 없지만 2위 LG가 잠실 KIA전에서 패하면 매직넘버가 사라진다. LG가 이기면 매직넘버 1을 그대로 유지한 채 5일 잠실 두산전을 치른다. 이후 6일 창원 NC전, 8일 대구 삼성전이 예정돼 있다.
LG가 잔여 6경기를 모두 이겨야 하는 상황이라 SSG의 정규리그 우승은 확정적이다. 문제는 한국시리즈다. 1~3선발 김광현, 윌머 폰트, 숀 모리만도는 안정적이지만 4선발 박종훈이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에서도 물음표를 떼지 못했다. 팔꿈치 수술과 재활을 거쳐 지난 7월말 1군 복귀한 박종훈은 10경기 3승4패 평균자책점 5.93에 그쳤다.
몇 년째 헤매고 있는 주전 포수 이재원도 올해 104경기 타율 2할3리 4홈런 28타점 OPS .581로 공격 생산력이 바닥이다. 도루 저지율마저 겨우 1할로 200이닝 이상 수비한 포수 20명 중 꼴찌다. 한국시리즈에서 두 선수의 활용도를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SSG가 시즌 마지막까지 고민을 안게 됐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