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B-2S의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전격 투수를 교체한 상황의 전말이 공개됐다.
지난달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시즌 15번째 맞대결.
KT는 5-3으로 앞선 5회말 루키 박영현이 2점 차 리드를 지키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선두 김현수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득점권 위기에 처했고, 후속 채은성을 만나 1B-1S에서 3연속 파울이 나오며 승부에 어려움을 겪었다.
준플레이오프 직행을 위해 1승이 간절했던 이강철 감독은 그 순간 박영현을 내리고 김민을 투입하는 결단을 내렸다. 1B-2S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투수 교체였다. 사령탑의 승부수는 적중했다. 김민이 예리하게 떨어지는 슬라이더 1개로 채은성을 헛스윙 삼진 처리한 것.
3일 수원 NC전을 앞두고 만난 이 감독은 “그 동안 LG 상대로 1~2점 차 승부가 약했다. 또 (박)영현이가 직구로 삼진을 잡거나 체인지업으로 맞춰 잡는 유형이라 계속 놔두기가 애매했다”라며 “채은성 타석은 삼진이 필요했다. 그래서 결정구가 있는 (김)민이를 내보내는 승부수를 걸었다. 어떻게 보면 모험이었는데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다. 결과적으로 성공을 거뒀다”라고 나흘 전 상황을 복기했다.
이는 이 감독이 과거 투수코치 시절 종종 선보였던 용병술이기도 했다. 이 감독은 “KIA에서 투수코치 할 때 윤석민의 슬라이더를 믿고 중간에 바꿔 막았던 기억이 있다. 선동열 감독님 계실 때도 이닝 중간에 종종 투수를 바꿨는데 다 성공을 거뒀다”라고 설명했다.
김민은 이에 그치지 않고 7회 2사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2⅔이닝 4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전역 복귀 후 3경기 만에 첫 홀드를 수확했다. 최고 153km의 직구 아래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을 곁들여 입대 전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투구를 선보였다.
사령탑에 따르면 김민은 이날 6회를 마치고 피로를 호소했다고 한다. 이 감독은 “상무 시절과 달리 고도의 긴장감이 있었을 것이다. 중요한 경기에 관중도 많았으니 그럴 만도 하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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