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타격이 시즌 막판 물먹은 솜방망이다. 한 경기에 1~2점 뽑기도 힘들다. 9월 중순부터 최근 10경기 팀 타율은 1할대다. 10경기에서 총 19득점, 평균 1.9점에 그치고 있다.
LG는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 0-2로 패배했다. 4년 만에 1군 마운에 오른 신예 김영준이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타자들은 이날 단 2안타에 그쳤다. 볼넷은 3개 얻었다.
3회 2사 1루에서 박해민이 우선상 2루타를 때렸으나 다음 김현수는 외야 뜬공으로 물러났다. 5회 선두타자 홍창기가 우중간 안타로 출루하고 2루 도루도 성공했으나 후속 세 타자들이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5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NC 선발 김태경은 경기 후 “경기 초반 직구가 괜찮아서 직구 위주로 던졌는데 범타가 나오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LG는 9월 이후 15승1무10패(승률 .600)로 삼성(15승9패)에 이어 월간 승률 2위다. 그러나 최근 10경기에서 5승5패로 부진하면서 1위 역전 희망이 사라졌다.
10경기 성적을 보면 타격 부진이 심각하다. 0-2 패배가 2차례, 1득점 경기가 4차례였다. 2점, 3점, 4점, 6점이 한 번씩 있었다. 6득점은 연장전에서 만루 홈런이 터지면서 승리한 경기였다.
최근 10경기에서 LG는 팀 타율 1할8푼3리다. 꼴찌다. OPS는 .554로 역시 최하위다. ‘가을징크스’가 있는 김현수가 오히려 타율 3할7푼1리(35타수 13안타)로 살아나고 있다. 혼자만 잘 치고 있다.
박해민 1할2푼8리(39타수 5안타), 오지환 1할6푼7리(30타수 5안타), 홍창기 2할1푼2리(33타수 7안타), 채은성 2할1푼2리(33타수 7안타), 문성주 2할(20타수 4안타), 서건창 1할5푼(20타수 3안타)이다.
유강남은 5푼(20타수 1안타)에 그치고 있다. 8월 이후 4할대 타율을 기록했던 문보경은 1할6푼1리(31타수 5안타)로 차갑게 식었다.
반면 투수들은 최근 10경기에서 팀 평균자책점 2.18을 기록했다. 10개 구단 중 가장 낮다. 선발이 45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3.00이고, 불펜이 46이닝을 책임지며 평균자책점 1.37로 맹활약했다. 1-0 승리를 2번이나 기록한 것은 순전히 마운드의 힘 덕분이다.
가장 중요할 때 타선이 집단 슬럼프라 아쉽다. 선수들이 시즌 막판에 지쳤다. 1위 경쟁이 이어지면서 주전들이 휴식 시간이 지극히 짧았다. 거의 전 경기 출장이다. 선수들이 사구를 맞아도 경기에 계속 출장하겠다는 투지도 보였다. 박해민, 오지환 등 내외야에서 움직임이 많은 선수들의 최근 부진은 체력적인 부담으로 봤다.
차명석 단장은 2일 우스개소리로 “아니 SSG는 진작 이기든가, 아니면 계속 지든가. 우리 선수들이 제대로 쉬지도 못하게 한다”고 말했다. SSG가 9월말까지 1위 추격의 희망고문을 남기면서 LG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었다.
류지현 감독은 “타자들이 4월부터 9월까지 너무 잘 해 왔다. 이렇게 잘 할 줄은 몰랐다”며 “마지막에 사이클이 떨어져 있는데, 반등해서 컨디션 올라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LG는 앞으로 6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2일 NC전부터 주전 선수 일부를 쉬게 하면서 체력 관리에 들어갔다. 남은 경기에서 괜찮은 타격감을 회복하고 마쳐야 한다.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면 시즌 후 준비 시간이 열흘 정도는 있다. 그러나 그 시간 동안 타격감이 확 올라온다는 보장은 없다. 좋은 밸런스를 회복해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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