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바롯데 마린스 이구치 타다히토 감독이 시즌 최종전을 승리로 마무리한 뒤 사임 의사를 밝혔다.
지바롯데는 지난 2일 일본 치바현 치바시 ZOZO 마린 스타디움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경기에서 5-3으로 승리했다.
소프트뱅크는 이날 퍼시픽리그 우승을 위해 승리가 절실했다. 4회까지는 2-0으로 앞서갔지만 6회 야마구치 코키에게 역전 스리런홈런을 얻어맞으며 경기를 내줬다. 여기에 이날 2위 오릭스가 라쿠텐을 5-2로 꺾으면서 양 팀이 76승 2무 65패로 동률이 됐고 상대전적에서 오릭스가 15승 10패로 앞서 오릭스가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자력으로 우승을 결정할 기회가 있었던 소프트뱅크는 지난 경기 끝내기 패배에 이어서 이날 경기에서도 역전패를 당하며 리그 우승에 실패했다.
소프트뱅크에 치명적인 패배를 안기면서 리그 우승을 저지한 지바롯데는 시즌 최종전을 승리로 마쳤지만 올 시즌 성적은 69승 1무 73패를 기록해 퍼시픽리그 5위에 머물렀다.
시즌 최종전을 마치고 이구치 감독은 돌연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본매체 데일리스포츠는 “이구치 감독은 경기 후 팬들 앞에서 사임을 표명했다. 취임 5년째인 올해 리그 5위. 이구치 감독이 사의를 표하자 구장은 술렁거렸다”라고 이구치 감독의 사임 소식을 전했다.
이구치 감독은 경기 후 “아쉽지만 오늘 경기로 시즌이 끝났다. 3년 만에 B클래스(포스트시즌 진출 실패)가 되어버린 것은 나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2025 마린스 프로젝트를 향해 달려왔지만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퇴임하고 다음 감독에게 배턴을 건네고 싶다”라고 말했다.
2018년 이구치 감독이 부임한 이후 지바롯데는 리그 5위, 4위, 2위, 2위를 기록했다. 최근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지난 시즌에는 1위 오릭스와 2.5게임차밖에 나지 않아 올 시즌 좋은 성적이 기대됐다. 하지만 올해 최종성적은 5위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여기 있는 젊은 선수들은 한발씩 성장하고 있다”라고 말한 이구치 감독은 “오랫동안 지켜봐 주시고 내년, 내후년, 그 너머로 도약하기를 기대하자”라고 팬들에게 감사 인사와 함께 꾸준한 응원을 부탁했다.
데일리스포츠는 “이구치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홈 베이스 부근에서 선수들에게 헹가래를 받았다. 팬들 역시 큰 박수를 보냈다“라고 이구치 감독의 마지막 순간을 전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