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속에서도 2년 연속 10승, 그리고 2015년 이후 토종 우완 투수로는 처음으로 1000이닝을 달성했다.
박세웅은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83구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그리고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0승 투수의 반열에 올라섰다.
이날 박세웅은 최고 151km의 패스트볼 36개와 슬라이더 19개, 커브 18개, 포크볼 10개를 골고루 구사했다. 다소 고전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결국 5이닝을 버텼고 승리 투수 자격을 획득했다.
박세웅은 4월 한 달 간 5경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76의 성적으로 호투했다. 이후 성적이 다소 나빠지긴 했지만 전반기 16경기 6승5패 평균자책점 3.39의 성적으로 에이스 역할을 했다. 그러나 후반기 기복에 휩싸이면서 좀처럼 안정감을 찾지 못했다. 투구폼 수정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하지만 한 번도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선발진에 잔류했고 끝까지 던졌다.
2년 연속 10승에 대해 "뿌듯함이 큰 것 같다. 작년도 그렇고 올해도 시즌 막판에서야 10승을 하게 됐다. 아쉬운 점이 많았는데 내년에는 좀 더 빨리 10승을 거두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든다"라고 말했다.
이날 두산전 호투로 2년 연속 10승과 더불어 통산 1000이닝까지 돌파했다. 통산 996이닝을 던지고 있던 박세웅은 5이닝을 추가, 통산 1001이닝을 기록하면서 역대 85번째 통산 1000이닝 투수가 됐다.
박세웅은 2015년 KT 위즈에서 데뷔했고 6경기 등판해 28이닝을 투구했다. 그리고 2015년 5월, 롯데로 트레이드가 되면서 973이닝을 던졌다. 시작은 롯데가 아니었지만 사실상 롯데 선수로서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는 박세웅이고, 1000이닝 기록을 달성했다.
박세웅이 데뷔한 2015년을 기준으로 삼아서 1000이닝 소화 투수는 누가 있을까 양현종(KIA)이 여전히 현역으로 뛰면서 1294⅔이닝을 소화하고 있고 지난해 은퇴한 유희관이 1070⅔이닝을 던졌다. 그 다음이 바로 박세웅이다. 양현종과 유희관이 모두 좌투수. 즉, 박세웅은 2015년 이후 우완 첫 1000이닝 투수이자 최다 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2018~2019년 팔꿈치 부상과 수술의 여파로 100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그 외의 시즌에서는 모두 100이닝 이상을 던지고 있다. 규정이닝 시즌도 벌써 4차례에 달한다.
1000이닝은 박세웅 스스로에게 자랑스러운 이정표이자 훈장이었다. 그는 "올 시즌에 들어서기 전에 목표로 삼았던 것이 1000이닝이다. 무조건 1000이닝을 맞추고 시즌을 끝내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라면서 목표를 달성했다는 후련함에 웃었다.
그는 이어 "이제 1000이닝 뿐만 아니라 2000이닝, 2500이닝을 목표로 세우고 싶은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매년 150~160이닝 이상을 던지고 싶은 욕심이 많아지는 것 같고 올 시즌 초반의 페이스를 내년까지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일단 로테이션상 올해 마지막 등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오는 8일 이대호의 은퇴식이 열리는 날 기회가 남아있긴 하지만 다른 선발 투수가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그는 "올해 이대호 선배님의 피드백이 후배 투수들에게 해주시는 피드백이 너무 와닿았다. 너무 감사드린다"라면서 "이대호 선배님의 마지막 경기이고 사직구장 마지막 경기를 많이 던진 것 같다. 인연이 깊은데 제가 던질 수 있으면 좋겠지만 다른 좋은 투수가 나가서 팀이 이길 수만 있다면 좋을 것 같다. 누가 던지는 게 중요한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jhrae@osen.co.kr